○박대리: 부장님께서 언제부터인가 팀장 모르는 일을 나한테 직접 전달하는데 어떻게 하지?

어제도 부장님 지시사항인 하반기 마케팅 예산안을 수정하던 중이었어.

뒤가 이상해서 돌아 봤더니 팀장님이 내 모니터를 노려보고 있지 뭐겠어.

평소에도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듯 해 잠자코 있었지.

나는 아무 짓도 안했는데 중간에서 죄인 같은 기분이 드는 건 뭐냐고요?

○멘토: 사람 사이가 흔들리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사실 아시죠?

100번,1000번을 잘 하다가도 단 한 순간 틈이 벌어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되는 게 인간관계라니까요!

언뜻 보기에는 하루 아침에 벌어진 일 같겠지만 모든 사건들에는 나름대로 기승전결이 존재합니다.

당신이 인지하지 못했을 뿐이지요.

조금만 정신 바짝 차리고 살펴 봤다면 주변에서 이상 징후들을 포착할 수 있었을 겁니다.

회사라는 조직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룰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룰들은 가끔 상식을 뛰어 넘어 우리를 당황시키곤 하지요.

사람들 마음이 그저 나와 똑같겠거니 하고 넋놓고 살다가는 뒤통수가 남아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무언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면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 맞습니다.

원했든 원치 않았든 그리 유쾌하지 않은 함수관계에 놓여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요.

더 심각하게 얽히고 설키기 전에 출구를 찾아야 합니다.

열쇠는 두 사람 모두 갖고 있겠지만 지금은 팀장님을 찾아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부장님보다는 가까운 관계임과 동시에 훨씬 더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해야 할 존재잖아요.

이런 종류의 일은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조금 더 머뭇거리다가는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 막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답니다.

당신의 곤란한 사정을 털어 놓으면서 무거운 짐도 살짝 넘기세요.

어쩌면 문제의 근원은 당신이 아닌 그 두 사람일 테니까요.

글=김정선 <비굴클럽> 저자ㆍ온라인 비즈니스 기획자 julysun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