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 산지로 추자도(楸子島)가 주목받고 있다.

추자도 어민들이 일대 해역에서 풍부하게 잡히는 조기를 가공,'추자도 굴비'라는 브랜드로 내놓으면서 대형 마트 등 판로를 잇달아 확대하고 있는 것.

항구에 인접해 있는 굴비 가공공장마다 완전 가동상태다.

조기들에 1년 이상 간수를 뺀 천일염을 뿌려 5~10시간 동안 소금기가 배게 하고,두름으로 엮어 큰 물통에서 두 세 번 씻은 다음 건조대에 올리는 기술자들의 손놀림이 날래다.

강원복 추자수협 조합장은 "추자도 굴비는 다른 지역 굴비와 달리 제일 위에 씨알이 굵고 싱싱한 조기를 놓고 그 아래는 작은 조기를 층층이 쌓는 속칭 '알박이' 포장을 없앴다"며 '신뢰 마케팅'을 강조한다.

추자도 굴비 담당인 장경철 이마트 수산바이어는 "추자 굴비를 브랜드화하면서 포장박스 무게를 10㎏로 제한해 두 줄로만 쌓도록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며 "덕분에 제품 훼손도 막고 선도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원정 바다낚시를 올 정도로 유명한 추자도는 조기가 흔한 곳이다.

하지만 그동안 굴비를 소금에 재우는 염장 기술자나 굴비를 엮는 기술자가 없어 잡히는 조기를 영광 법성포로 보내는 '공급처' 역할에 만족해왔다.

이곳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2004년.이마트와 손잡고 '추자도 굴비'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제품을 공급하면서부터다.

현재 80여개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국산 굴비나 조기는 모두 추자도산.한 해 7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장경철 이마트 바이어는 "명절만 되면 매년 중국산이 영광굴비로 둔갑하는 사건들이 터져 새로운 브랜드 발굴에 나서게 됐다"며 "이번 추석을 앞두고 이곳에서 50만마리의 굴비를 엮어 추석선물용으로 3만5000세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추석선물세트로 나온 추자도 굴비는 조기의 길이와 무게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알배기 최상품(길이 26cm 10마리)도 35만원을 넘지 않는다.

영광굴비에 비해 20~30% 저렴한데,'판촉' 차원에서 마진폭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추자도(제주)=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