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량을 감축할지에 대해 이미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드문드 다우코루 OPEC 의장은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한 회의에 참석한 뒤 "유가가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시장의 안정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우코루 의장은 "OPEC은 이미 유가 하락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현재의 유가는 투자자들에게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음 석유장관 회의 때 산유량 감축 결정이 이뤄질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OPEC은 내년 2분기에 원유 공급이 수요보다 하루 180만배럴 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장의 안정을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말할 수 있는 전부"라고 대답했다.

다우코루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오는 12월14일로 예정된 OPEC 석유장관회의 전이라도 생산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미 이란을 비롯한 일부 산유국 장관들은 산유량을 감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해 왔다.

OPEC은 미국의 경기가 점차 둔화되고 있어 원유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공급량도 이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은 "서부텍사스산 원유 기준으로 배럴당 62달러가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밝혔었다.

국제 유가는 지난 7월 중순 배럴당 78.4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세로 전환,이날은 61.01달러로 마감돼 두 달 사이에 20%가량 하락했다.

미국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를 우려한 헤지펀드들이 대거 시장을 빠져나간 데다 허리케인에 따른 피해가 경미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월가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경우 OPEC의 감산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