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본고장 파리에서 열리는 자동차 패션쇼.'

세계 자동차업계의 첨단 신기술 및 미래 디자인의 경연장인 '2006년 파리 모터쇼'가 28일(현지시간) 베르사유 전시관에서 프레스데이(언론공개행사)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이번 모터쇼에 자사만의 디자인 정체성(identity)을 강조한 신차와 컨셉트카를 대거 출품했다.

또 연비가 뛰어나고 환경오염 걱정이 없는 중소형차와 친환경 차량 등도 총출동시켰다.

모터쇼에는 23개국에서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53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 경연장

현대자동차의 컨셉트카인 아네즈(프로젝트명 HED-3)는 2000cc급 디젤 엔진을 장착한 준중형 해치백 차량으로 현대차 유럽 디자인연구소에서 만들었다.

앞문과 뒷문 사이의 기둥(B필라)을 없애고 파노라믹 선루프를 적용,개방감을 극대화했다.

물결 무늬의 사이드 라인과 불꽃을 형상화한 휠 디자인을 통해 역동성을 강조했다.

현대차의 향후 디자인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


기아차는 올 연말 가동될 슬로바키아공장에서 양산될 준중형차 씨드를 기반으로 만든 컨셉트카 프로 씨드(pro-cee'd)에 자사의 디자인 철학을 반영했다.

3도어 해치백 스타일 모델로 대담한 컬러와 스포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르노는 컨셉트카인 넵타와 알티카를 통해 혁신적인 디자인을 공개했다.

중대형 럭셔리 컨버터블인 넵타(3500cc)는 걸윙(갈매기 날개) 방식의 도어를 채택했다.

소형 쿠페와 왜건을 합쳐놓은 듯한 중소형차 알티카는 광센서에 의해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걸윙 도어가 눈길을 끈다.

폭스바겐의 경우 앞으로 추구할 디자인 컨셉트가 담긴 컨셉트카 'IROC'를 내놓았다.

강렬한 인상을 주는 역동적인 모습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긴 루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파른 후미가 스포츠카 같은 느낌을 준다.

친환경 차량 총집합

환경문제가 갈수록 중요해지면서 이번 모터쇼에서도 '환경'이 큰 테마 중 하나로 등장했다.

현대차는 2200cc VGT디젤엔진을 장착한 그랜저(TG)를 처음 선보였다.

외국 업체 중에는 푸조가 연료전지를 장착한 최초의 하드톱 컨버터블인 '207 이퓨어(Epure)'를 데뷔시켰다.

수소 탱크 5개와 리튬 이온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이 차량의 최고 출력은 95마력,최고 속도는 시속 130km다.

하이브리드카(휘발유·전기 혼용차) 분야의 선두업체인 도요타는 세계 최초로 V8 하이브리드 4륜 구동 세단인 LS600h를 공개했다.

전기 모터와 5000cc급 가솔린 엔진이 최고 430마력의 '괴력'을 발휘한다.

BMW도 수소차량과 하이브리드 모델인 BMW 이피션트다이내믹스(EfficientDynamis)를 전시,첨단 기술을 뽐냈다.

작지만 강한 소형차 '총출동'

유럽 시장의 특성을 반영,고성능 중소형차가 대거 출품된 것도 파리 모터쇼의 특징.현대차는 투스카니 개조차를 유럽 시장에 처음 공개하고 겟츠(클릭) 엑센트(베르나) 매트릭스(라비타) 쏘나타 투싼 싼타페 트라제 등 중소형 승용차와 SUV도 대거 전시했다.

기아차도 모닝 프라이드 쎄라토 로체 등 중소형차 위주로 부스를 꾸몄다.

유럽 자동차 메이커 중에는 BMW가 신형 미니를 처음 선보였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방향지시등,헤드램프 등 앞부분이 바뀌었다.

신형 1.6ℓ 4기통 엔진을 장착,120마력을 낸다.

볼보는 중소형 3도어 해치백인 C30을 소개했다.

세련된 외관과 진취적인 인테리어가 특징인 이 차량은 이달 중 유럽에서 출시된다.

아우디도 고성능 콤팩트 세단인 S3를 발표했다.

혼다는 소형 해치백인 시빅 3도어 타입S와 소형 SUV인 CR-V의 풀모델체인지 버전을 소개했다.

파리=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