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출범한 아베 신조(安倍晋三·52) 1기 내각에서 눈길을 끄는 사람들이 많다. 경제팀을 구성한 인물 중 국회 상공 관련 상임위원회 등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면서 관계나 재계와 탄탄한 인맥을 구축한 이른바 상공족(商工族) 출신들이 대표적이다.



◆주목받는 상공족 장관들

'상공족'은 정통 경제관료 이상으로 실물경제정책에 밝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아베 총리가 내건 경제 성장 전략을 적극 끌고 갈 인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오미 고지(尾身幸次·73) 재무상과 아마리 아키라(甘利明·57) 경제산업상이 그들이다.

오미 재무상은 히토츠바시대 출신 8선 의원으로 경제기획청 장관과 과학기술상 등을 역임했다. 게이오대를 졸업한 아마리 경제산업상도 8선으로 노동상과 당 정조회장 대리를 지냈다.

이들은 연 3% 선의 실질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이노베이션(기술혁신)을 통해 폭넓은 산업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관가에서는 투자 감세 등을 주장해온 경제산업성의 입김이 신 정부 내에서 커질 것이란 얘기가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아베 정권의 또 다른 간판 정책인 '재챌린지 지원' 업무를 맡을 야마모토 유지(山本有二·54) 금융상은 6선 의원으로 재무 부대신과 법무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한 번 실패한 사람들이 재도전할 수 있게 구체적으로 직업 소개 등을 하는 등의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개혁 지속

거시 경제를 다룰 경제재정상으로 오타 히로코(大田弘子·52·여) 교수가 발탁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아베 총리가 고이즈미 구조 개혁 과정에서 브레인으로 활동했던 오타씨를 중용한 것은 개혁 노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히토츠바시대를 졸업한 오타씨는 대학 동문인 다케나카 헤이조 전 총무상의 추천으로 고이즈미 정권과 인연을 맺었다. 2002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내각부 정책 총괄관으로 근무하면서 개혁 정책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총리 산하의 민관합동 정책산실인 경제재정자문회의의 실무 책임도 맡았다. 그는 "국민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세제 개혁을 철저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총리실은 정치기관차

총리 관저는 '아베 정권'을 끌고갈 기관차로 부상했다. 총리 직속의 보좌관을 2명에서 5명으로 늘려 이들에게 일본의 성장 전략 등 주요 정책을 추진토록 했기 때문. 보좌관 가운데 4명은 현역 의원으로 각각 △국가안전보장 △경제재정 △납치 △교육재생 △홍보 등 5개 부문을 담당한다.

또 국가안전보장 담당 아래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본뜬 '일본판 NSC'가,교육재생 담당 아래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교육재생회의'가 각각 설치돼 외교·안보와 교육 개혁을 추진한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