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역기능 논란 .. 서민 외면…고급주택사업 '외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은평뉴타운 분양연기파문이 지속되면서 SH공사(옛 서울시 도시개발공사)의 역할론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은평뉴타운 분양가를 평당 최고 1523만원으로 높게 책정해 서울 아파트값을 다시 불안하게 만든 장본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데다,자발적으로 공개한 분양원가도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탓이다. 일각에서 SH공사 무용론까지 제기하는 것도 그래서다.
SH공사 역할론에 대한 논란을 촉발시킨 것은 역시 은평뉴타운의 높은 분양가. 가격이 공개된 이후 은평구 주변 지역뿐만 아니라 서울지역 전체 집값을 들썩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SH공사가 애당초 목표를 잘못 잡았다고 지적한다. 공공기관의 기능은 민간 역할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임대주택을 지어 저소득층의 주거 문제를 해결해야 할 SH공사가 강남권 수요를 대체할 고급 주거지를 짓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 것.
그러다 보니 용적률(152%) 대지면적비율(51%) 등이 판교 등 수도권 인기주거지역보다 오히려 낮을 수밖에 없었고,결국 분양가가 높아져 주변 시세를 자극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D건설 관계자는 "고급주상복합아파트 고급빌라 타운하우스 등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주택은 민간 부분에서 꾸준히 공급하고 있다"며 "SH공사가 돈벌이를 위해 민간의 영역까지 뛰어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원가 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도 많다. 무리한 일정을 정해놓고 사업을 서두르다보니 보상비를 판교신도시의 세 배 수준인 평당 360만원대로 높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분양원가 부풀리기 의혹도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SH공사가 분양원가를 공개하면서 제시한 토지비와 건축비에 대해 건설업체나 시민단체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주승용 의원은 27일 "서울시는 평당 토지원가가 636만~848만5000원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은평뉴타운 토지 원가는 평당 183만원에 불과하다"는 의혹을 제기했을 정도다. SH공사로선 업무처리 능력 뿐만 아니라 도덕성 마저 도마에 오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기회에 SH공사를 포함한 지자체 산하 도시개발공사를 전면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J연구원 관계자는 "양천구 목동같은 초대형 택지도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개발했다"며 "공사를 없애고 필요할 때 서울시가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SH공사 김정근 뉴타운사업 본부장은 "은평뉴타운은 강남.북 균형 발전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짓는 아파트여서 공사가 지을 명분은 충분하고,주변의 용적률 250% 이상의 낡은 아파트와 용적률 150%대의 쾌적한 아파트 가격을 비교해 분양가가 높다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SH공사 역할론에 대한 논란을 촉발시킨 것은 역시 은평뉴타운의 높은 분양가. 가격이 공개된 이후 은평구 주변 지역뿐만 아니라 서울지역 전체 집값을 들썩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SH공사가 애당초 목표를 잘못 잡았다고 지적한다. 공공기관의 기능은 민간 역할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임대주택을 지어 저소득층의 주거 문제를 해결해야 할 SH공사가 강남권 수요를 대체할 고급 주거지를 짓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 것.
그러다 보니 용적률(152%) 대지면적비율(51%) 등이 판교 등 수도권 인기주거지역보다 오히려 낮을 수밖에 없었고,결국 분양가가 높아져 주변 시세를 자극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D건설 관계자는 "고급주상복합아파트 고급빌라 타운하우스 등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주택은 민간 부분에서 꾸준히 공급하고 있다"며 "SH공사가 돈벌이를 위해 민간의 영역까지 뛰어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원가 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도 많다. 무리한 일정을 정해놓고 사업을 서두르다보니 보상비를 판교신도시의 세 배 수준인 평당 360만원대로 높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분양원가 부풀리기 의혹도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SH공사가 분양원가를 공개하면서 제시한 토지비와 건축비에 대해 건설업체나 시민단체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주승용 의원은 27일 "서울시는 평당 토지원가가 636만~848만5000원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은평뉴타운 토지 원가는 평당 183만원에 불과하다"는 의혹을 제기했을 정도다. SH공사로선 업무처리 능력 뿐만 아니라 도덕성 마저 도마에 오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기회에 SH공사를 포함한 지자체 산하 도시개발공사를 전면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J연구원 관계자는 "양천구 목동같은 초대형 택지도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개발했다"며 "공사를 없애고 필요할 때 서울시가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SH공사 김정근 뉴타운사업 본부장은 "은평뉴타운은 강남.북 균형 발전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짓는 아파트여서 공사가 지을 명분은 충분하고,주변의 용적률 250% 이상의 낡은 아파트와 용적률 150%대의 쾌적한 아파트 가격을 비교해 분양가가 높다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