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여의도동 의사당로 48''서울 중구 신당동 844→신당동 다산로 301'.

국내 주소 체계가 지번 중심에서 도로명 중심으로 전면 개편된다.

이를 반영,주민등록과 건물대장 주소 등 각종 공부에 올라있는 주소도 도로명 주소 체계로 새로 정비된다.

그러나 도로명 주소 표기 방식은 1997년 도입돼 서울 25개 전 자치구 등 전국 102개 시·군·구에 이미 적용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주민들의 이용률은 극히 저조한 상태여서 새 주소 체계가 자칫 예산 낭비로 끝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27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도로명 주소 등 표기에 관한 법률' 공포안을 의결,내년 4월5일부터 정식 시행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행자부는 100여년간 우리나라 주소로 사용해온 지번 주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2011년까지 도로명과 건물번호를 부여한 새로운 내용의 도로명 주소를 전 지역에 부여할 계획이다.

도로명 주소 표기 방식은 도로에는 이름을,건물에는 번호를 부여하는 게 핵심이다.

도로별로 기점에서 종점 방향으로 가면서 오른쪽 건물엔 짝수,왼쪽 건물엔 홀수 번호가 매겨진다.

미국 영국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는 물론 중국 북한 등도 이런 주소 체계를 사용하고 있다고 행자부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중앙청사 주소는 '서울 종로구 도렴동 95의 1 정부중앙청사'에서 '도렴동 세종로 77 정부중앙청사'로 바뀌게 된다.

지번인 '95의 1'이 도로명과 건물번호로 이뤄진 도로명 주소인 '세종로 77'로 변경되는 것이다.

세종로라는 도로명과 48번이라는 건물번호만 알면 목적지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된다.

이 도로명 주소 사업은 국내 인구 기준으로 이미 68%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완료된 상태다.

정부는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는 2009년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혼란을 막기 위해 2011년 말까지는 기존 지번 주소와 도로명 주소를 병행할 수 있게 한 뒤 2012년부터 새 주소 체계 사용을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용섭 행자부 장관은 "도로명 주소가 정착되면 위치기반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연간 4조3000억원의 경제·사회적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로명 주소 표기 사업은 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 정부 예산 축소,지방자치단체 개별 추진 등으로 인해 1655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투입되고도 실생활에서는 거의 사용이 안돼 대표적인 실패작으로 지적돼 왔다.

실제로 서울 구로구가 최근 530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도로명 주소 설문조사에서도 65%의 주민이 내용을 잘 몰랐다.

이에 따라 대중교통 체계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도로명 주소 체계를 적극 홍보하고 주민들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