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 감사에서 SC제일은행이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다.

SCB가 경영권을 인수한 후 처음으로 실시된 올 상반기 금감원 종합 검사에서 SCB의 부당한 여신 심사는 물론 지나친 경영 간섭,수백억원대에 달하는 은행 통합 비용의 일방적인 전가 등 심각한 경영상 문제점들이 보고됐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신학용 의원은 다음 달 20일 금융감독원 국정 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들을 따지겠다며 존 필 메리디스 SC제일은행장을 국감증인으로 신청,정무위의 의결을 받았다.

다음은 신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SC제일은행 2006년 종합검사 결과' 요지.


◆ 이사회 승인도 없이 통합비용 일체 부담=SC제일은행은 2005년 5월 SCB의 통합팀이 작성한 '제일은행 통합계획'에 따라 통합추진 비용으로 2300만달러(230억원 상당)를 신규예산으로 편성했다.

통합 비용 규모나 부담 주체 등 예산편성 내용에 대한 이사회의 사전승인은 없었고,은행장과 SCB그룹본부의 승인만으로 통합비용 전부를 SC제일은행이 부담했다.

이에 대해 기관주의 조치를 내렸다.

SC제일은행은 2005년 4월 SCB서울지점을 인수하면서 SCB서울지점으로부터 총 73명을 파견받았다.

SCB서울지점은 파견직원과 관련해 발생한 비용 32억7000만원을 SC제일은행에 청구했다.

여기에는 모두 3억4000만원의 과다청구가 있었지만 SC제일은행은 이를 확인하지 않고 미지급비용으로 계상한 것으로 확인돼 기관주의 조치했다.

◆ SCB 본사의 부적절한 여신승인='금융기관의 업무위탁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대출심사 및 승인행위' 등은 금융업의 본질적 요소에 해당하는 사항으로 제3자에게 업무를 위탁하거나,제3자의 업무를 수탁할 수 없다.

그러나 2005년 9월부터 2006년 3월까지 SC제일은행의 임원여신위원회(ECC)가 SCB그룹 기업금융본부의 CRO(Chief Risk Officer),RCC(Regional Credit Committee),GCC(Group Credit Committee) 등과의 협의를 거쳐 승인한 총 23건(한도기준 141억4600만달러)의 크레딧파일 내용을 볼 때 GCC 등 SCB 그룹 부서가 여신에 대한 승인조건을 부여하는 등 실질적으로 사전동의 또는 승인을 하고 있어 ECC의 여신 의사결정이 독립적으로 행사되지 않고 있었다.

SCB그룹이나 그 위임 조직에 의해 사전승인 형태로 여신이 운용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 SCB 본사의 지나친 경영간섭=사업부문별로 건당 일정금액 이상의 신규 예산사업을 계획할 때는 SCB본부로부터 사전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었다.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항까지 SCB본부의 승인을 받는 것은 '대주주의 지나친 경영관여'라는 논란의 소지가 있으므로 SCB본부와의 업무협의 범위를 포괄적인 협의제도로 변경하는 등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도록 지도(경영유의사항)했다.

◆ 고금리 신용대출 문제=금리수준이 8월 말 기준으로 8.97~25.97%(대출취급수수료 2% 별도)인 '셀렉트론'을 취급하고 있다.

셀렉트론은 2005년 말 0.2%이던 연체율이 올 7월 말엔 0.83%로 급격히 올라가 부실화 우려가 있고,대출모집인의 과당경쟁에 따라 금융질서 문란의 우려가 있어 위험관리를 강화하도록 지도(경영유의사항)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