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壹鏞 < 한양대의료원 원장 choiiy@hanyang.ac.kr >

지나온 세월 속에 참으로 많은 다양한 소리를 들어온 것 같다.

그 중에서 무엇보다도 내 귀를 울렸던 것은 진료와 관련된 소리였다.

처음으로 병원과 의사를 찾는 환자들의 얼굴에는 밝은 모습보다는 힘겨운 표정이 담겨 있고 그에 따른 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나 치료 과정과 병세 호전(好轉)에 따라 그들의 소리는 다양하게 들려온다.

진료실 또는 병실에 들어설 때면 "선생님 안녕하세요?"라는 똑같은 인사를 들어도 만족의 소리와 고통의 소리에 따라 나의 마음은 안타까움이 교차한다.

오랫동안 이와 같은 환자의 소리만 듣던 나에게 지금은 또 다른 소리인 경영의 소리가 들려온다.

병원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원장으로서 듣는 여러 가지 소리는 의사로서 들어왔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시대의 변화에 따른 개혁의 소리''병원들 간의 경쟁의 소리''조직문화의 소리''고객만족을 위한 소리' 등 아주 다양한 소리를 접하게 된다.

그러나 진료와 경영의 소리에 차이가 있을지라도 결국은 같은 곳으로 향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외부고객인 환자들에겐 병이 완쾌되는 '만족의 소리'일 것이고 내부고객인 직원들에겐 후생복지(厚生福祉)를 위한 '만족의 소리'일 것이다.

최근 병원계는 이러한 만족의 소리를 이루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으며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병원의 마음과 병원을 찾는 이들의 마음이 서로 공감(共感)할 수 있는 만족일 것이다.

환자들에게는 의사가 병을 치료해 주겠지 하는 마음보다는 스스로 극복하겠다는 마음이 더 중요할지 모른다.

같은 이치로 직원들도 경영의 책임자가 문제를 해결해 주겠지 하는 기대의 마음보다는 스스로 해보겠다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들 스스로가 이러한 굳은 마음이 있다면 만족의 소리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환자에게는 병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고,조직에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한다.

의사일 때나 경영자일 때나 나를 바라보는 모든 이들로부터 만족의 소리를 듣는 게 곧 나의 사명이라 생각한다.

결국 인생은 나로 인해 다른 이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다면,그리고 그 만족의 소리가 내 귀에 들려올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보람은 없지 않을까.

세월이 더 흘러 의사도,경영자도 아닌 또 다른 인생을 살아가게 되더라도 만족의 길을 걸을 수 있다면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고 자부(自負)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