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최대 수출 상대국이자 흑자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 증가율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으며 이런 추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는 중국의 전체 수입 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주요 경쟁 상대인 일본과 대만의 대중 수출 증가율이 회복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어서 주목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8일 '대중 수출 증가율 둔화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이 높아지면서 수입대체가 이뤄지고 있어 전체 수출의 80% 이상이 중간재인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중장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3~2004년 40%를 웃돌던 대중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24.4%로 줄어든 데 이어 올 1~7월에는 10.9%로 감소했다.

품목별로도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합성수지 컴퓨터 자동차부품 등 주요 수출 품목이 모두 부진하다.

KIEP는 이 같은 수출 증가율 둔화의 원인으로 "중국은 중간재를 수입해 가공·조립한 뒤 최종재를 수출하는 무역구조였지만 2003년부터 중간재 자급률이 높아져 수입대체가 나타나면서 중간재 수입 비중이 뚜렷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수출 가운데 중간재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의 대중 수출 증가율은 지속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대표적 중간재인 부품소재의 경우 올 1~7월 수출 증가율은 10.1%로 전년 동기 대비 21.9%포인트나 급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