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한국 만드는데 모든것 바칠 것"

독일을 방문중인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가 29일 베를린 방문을 마치고 프랑크푸르트로 이동, 파독(派獨) 광부 및 간호사 출신 재독교포들과 만났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프랑크푸르트 픽스터 시민회관에서 재독한인회 주최로 열린 독일방문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재독교포 200여명은 대부분 1960∼70년대 독일로 파견됐던 광부와 간호사 출신.
지난 1964년 12월10일 독일을 공식방문했던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이 루르 지방 함보른 탄광을 방문, 파독 광부들 앞에서 했던 '눈물의 연설'을 기억하고 있는 세대들이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우리 후손만큼은 결코 이렇게 타국에 팔려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가 눈물때문에 연설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고, 옆에 있던 육영수(陸英修) 여사와 하인리히 뤼브케 서독 대통령도 광부들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

이 같은 사연 때문인지 이날 박 전 대표 환영행사장 곳곳에는 '어게인 1964, 고 박 대통령의 눈물의 연설을 잊지 못합니다', '한국의 미소 박근혜, 2007 대선의 희망입니다'라는 등의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독일지부' 명의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번 해외방문 일정 가운데 처음으로 주황색 저고리와 겨자색 치마의 한복차림으로 나온 박 전 대표는 "지난 23일 해외방문에 나선 이후 가장 설레는 자리"라면서 "40여년전 아버지와 교민이 만난 때를 안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는 지금 성장엔진이 꺼질 위기에 놓였고 한미동맹이 흔들리는 등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여러분의 희생으로 쌓아올린 근대사마저 부끄럽고 실패한 과거사로 폄훼되고 있다"면서 "나는 조국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도록 선진한국을 만드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

40여년전 여러분의 손을 잡고 눈물 흘린 아버지, 어머니의 간절한 소망을 평생 잊지 않고 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조국의 무관심이 여러분에게는 더욱 큰 아픔이었을 것"이라며 "여러분의 조국 사랑을 국민이 가슴에 새길 수 있도록 하고, 재외동포의 참정권 확보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선친인 박 전 대통령 내외의 독일 공식방문 동영상을 상영하는 순서에서 감회가 남다른 듯 이따금 고개를 숙인 채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프랑크푸르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