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파리 국제 모터쇼'의 이틀째 프레스 데이(언론공개행사)가 진행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파리 베르사유 전시관 3번 홀.중국의 장링모터즈가 자사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브랜드인 랜드윈드의 신차 발표 행사를 열었다.

용춤 퍼포먼스를 통해 사람들을 끌어모은 이 업체는 내년 초 프랑스에서 시판할 SUV인 엑스-퍼디션과 미니밴 패션을 공개했다.

같은 시각 랜드윈드 부스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는 처음으로 해외 모터쇼에 얼굴을 내민 창청(Great Wall)자동차가 SUV와 픽업트럭을 전시,많은 언론인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었다.


중국차의 유럽 진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중국 토종업체들이 잇따라 국제 모터쇼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것.올해 파리 모터쇼에 참가한 중국 업체는 부품업체까지 포함해 6개사로 이들은 모두 '처녀 출전'했다.

지난해 중국업체로는 처음으로 독일과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 랜드윈드를 시판한 장링은 '현대·기아차 따라하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 차의 프랑스 딜러인 아씨에 오토의 엘리자베스 영 사장은 "현대·기아차의 SUV가 주요 경쟁 상대"라며 "가격 경쟁력을 활용해 10년 전 현대·기아차가 유럽 시장을 뚫기 위해 펼쳤던 저가 공세 등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링이 이날 선보인 패션의 판매 예정가는 1만4900유로,엑스-퍼디션은 1만5900~2만유로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동급의 경쟁 모델보다 20~30% 싸다.

같은 중국의 창청은 4륜구동 방식의 디젤엔진을 장착한 SUV 호버와 픽업트럭 윙글을 전시했다.

중국 내 베스트셀링 모델인 호버는 미쓰비시의 2.4ℓ 가솔린 엔진과 2.8ℓ디젤엔진을 장착한 두 개 버전으로 소개됐다.

이 회사 왕 팡잉 이사는 "유럽 진출을 위한 파트너를 찾기 위해 모터쇼에 참가했다"며 "2008년까지 수출비중을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 쉬 광밍(Li Shi Guang Ming) 오토모빌 디자인이라는 중국 업체는 독특한 모양의 2인승 전기자동차인 탕후하를 전시,눈길을 끌었다.

2.5㎾의 전기 모터가 달린 이 차량은 한 번 충전으로 200km를 달릴 수 있다.

이 회사의 리 광밍 대표는 "다음 달 중국시장에서 5000달러 미만의 가격으로 차량을 시판한 뒤 내년 초부터 수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파리=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