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급속 소진‥북가좌 두산 2주새 모두 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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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남영동에 위치한 '충무로 자이' 주상복합 모델하우스에는 사실상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20여명의 방문객이 분양 상담을 받고 있었다.
이날 모델하우스에서는 지난 7월 초기분양 당시 미달된 물건에 대한 매입 여부를 저울질하는 실수요자에게 44평형 1가구가 팔렸다.
최근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처럼 하루에 한 두건의 계약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는 게 모델하우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초 40여가구에 달하던 미분양 물량도 한달 만에 20가구로 절반 이상 줄었다.
모델하우스를 찾은 김수진씨(39)는 "평당 1700만원대의 고분양가가 부담스럽지만 4분기 이후 서울 도심권에서 공급되는 주상복합 분양가가 평당 2000만원대에 이를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어 매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수도권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급속히 소진되고 있다.
서울시의 공공아파트 후분양제 도입발표에 따른 은평뉴타운 분양 연기와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촉발된 고분양가 논란이 실수요자들에게 불안감을 야기시키면서 미분양 아파트에 눈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여기에 가을 이사철 전세난까지 겹치면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중·소형 미분양 아파트 매수에 동참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실제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의 두산위브도 휴가철 막바지인 지난 8월 말 이후 2주 만에 10여가구의 미분양 물량을 모두 팔고 모델하우스 문을 닫았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 이후 집값 상승에 불안감을 느끼는 수요자들이 금융혜택 등 조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미분양 물량에 관심을 많이 보였다"며 "특히 전세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아예 32평형 물건을 사들인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미분양 때문에 고심하던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동일스위트리버도 8월 이후 두 달 만에 40여가구가 팔리는 바람에 화색이 돌고 있다.
이로써 지난 7월까지 70가구에 달했던 미분양 물량이 30여가구로 크게 줄었다.
동일 관계자는 "은평뉴타운 등의 분양 연기로 서울의 주택공급이 위축될 것이란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상담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이달 안에 분양을 최종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들어 분양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대규모 미달사태를 빚었던 수도권 미분양 단지들도 최근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고무된 분위기다.
특지 택지지구와 개발호재 지역을 중심으로 계약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고양시 덕양구 '동익미라벨'의 경우 인근 운정지구와 은평 뉴타운의 분양가가 예상 밖으로 높게 책정되자 올 봄까지 60% 정도에 달했던 미분양 아파트가 지난 두달간 15%로 급감했다.
특히 지난 2주 새에만 30가구 이상이 팔려나갔다.
경기도 화성 향남지구 '우방 유쉘'도 지난 6월 이후 안고 있던 14가구의 미분양 물량이 지난달 초부터 2주 만에 빠져나갔다.
안성시 공도지구 '금호어울림'도 지난 한 달 동안 13가구가 팔리면서 현재는 1층 7가구만 남았다.
우영D&C 조우형 사장은 "후분양제 도입 등으로 분양시장 상황이 어수선한 데다 고분양가 논란과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맞물리면서 서울·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