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과학기술계가 보는 한미FTA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柳熙烈 <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원장 >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뜨거운 감자다. 이에 대한 찬반 논쟁(論爭)을 보면서 이스라엘의 한 장애 소년이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정치가인 시몬 페레스에게 보낸 한 통의 편지가 생각났다. 장애를 안고 태어난 소년은 휠체어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일어서서 맞게 될 새로운 세상이 두렵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친구는 새벽 빛을 보는 소원을 이루는 상상만으로 겁을 낸다는 얘기를 덧붙였다. 페레스는 의회에서 이 소년의 편지를 읽어주면서 "노력하면 우리가 지금 익숙해져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우리는 그것으로 인해 오게 될 변화(變化)를 두려워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의 69%를 무역에 의존하고 있다. WTO의 도하라운드(DDA) 협상이 결렬된 상황에서 FTA,특히 일본 중국 아세안을 모두 합한 것과 비슷한 1조5000억달러(2004년)의 수입시장을 가진 미국과의 FTA는 우리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우리는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 미국과의 협상이 가져올 변화를 막연하게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미국의 전문가들이 한·미 FTA에 대해 평가한 결과가 흥미롭다. 지난 5월 미국의 한미경제연구소(KEI)가 50명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양국이 동등하게 이익을 볼 것이라는 응답이 62%였다. 한국이 더 이득을 볼 것이라는 응답이 22%로 그 반대라는 응답(8%)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중국 인도 등 BRICs(신흥공업국가들)가 턱밑까지 추격해오고 있고 선진국들은 기술보호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양질(良質)의 고용을 창출하기 위한 근간(根幹)은 과학기술임에도 FTA협상에서 통상현안에 밀려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과학기술은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 이미 경쟁력을 보유한 주력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농업 의료 등 취약 산업의 혁신역량을 높여준다. 과학은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해 3만달러 시대를 견인하는 핵심 원동력이다. 이러한 점에서 한·미 FTA는 세계 기술혁신의 보고인 미국과의 기술협력을 촉진,우리나라의 과학기술시스템을 개선하고 과학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도약대가 될 것이다.
우선,강화되고 있는 미국의 기술보호 장벽을 우회해 첨단 원천기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호기를 제공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 미국 내 우수한 R&D센터 유치나 대학,연구소와의 공동연구도 촉진돼 우리의 과학기술 역량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미 FTA가 체결된다고 해서 저절로 과학기술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한·미 FTA가 아니어도 우리 경제를 창조형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대내외적인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배양하기 위한 코페르니쿠스적 인식전환과 자기혁신을 위한 각고(刻苦)의 노력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개방적이었던 국가들은 흥한 적도 있고 망한 적도 있지만 폐쇄형 국가들이 흥한 적은 없었다. 토머스 프리드먼은 그의 저서 '지구는 평평하다(The World is Flat)'에서 세계는 교역이나 정치적 장벽이 사라지는 개방과 경쟁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고,시장과 국가,기술이 통합(統合)되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명한 경제학자 맨큐가 해외 아웃소싱이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 현재 이것이 국제적인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의 경쟁상대는 밖에 있다. 이제 우리도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닫힌 문을 열고 앞서가는 나라들과 적극적으로 경쟁해야 한다. 그래야 취약산업들도 휠체어에서 벗어나 스스로 두 발로 설 수 있게 될 것이다.
한편, FTA 확산이 원산지 증명과 같은 이유로 오히려 기업에 해를 주는 이른바 스파게티 혹은 누들볼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 한·미 FTA 협상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한·미 FTA는 우리의 과학기술 경쟁력과 체질을 강화해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폭제가 될 것이므로 협상이 조기 타결(妥結)되기를 기대한다.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뜨거운 감자다. 이에 대한 찬반 논쟁(論爭)을 보면서 이스라엘의 한 장애 소년이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정치가인 시몬 페레스에게 보낸 한 통의 편지가 생각났다. 장애를 안고 태어난 소년은 휠체어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일어서서 맞게 될 새로운 세상이 두렵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친구는 새벽 빛을 보는 소원을 이루는 상상만으로 겁을 낸다는 얘기를 덧붙였다. 페레스는 의회에서 이 소년의 편지를 읽어주면서 "노력하면 우리가 지금 익숙해져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우리는 그것으로 인해 오게 될 변화(變化)를 두려워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의 69%를 무역에 의존하고 있다. WTO의 도하라운드(DDA) 협상이 결렬된 상황에서 FTA,특히 일본 중국 아세안을 모두 합한 것과 비슷한 1조5000억달러(2004년)의 수입시장을 가진 미국과의 FTA는 우리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우리는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 미국과의 협상이 가져올 변화를 막연하게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미국의 전문가들이 한·미 FTA에 대해 평가한 결과가 흥미롭다. 지난 5월 미국의 한미경제연구소(KEI)가 50명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양국이 동등하게 이익을 볼 것이라는 응답이 62%였다. 한국이 더 이득을 볼 것이라는 응답이 22%로 그 반대라는 응답(8%)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중국 인도 등 BRICs(신흥공업국가들)가 턱밑까지 추격해오고 있고 선진국들은 기술보호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양질(良質)의 고용을 창출하기 위한 근간(根幹)은 과학기술임에도 FTA협상에서 통상현안에 밀려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과학기술은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 이미 경쟁력을 보유한 주력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농업 의료 등 취약 산업의 혁신역량을 높여준다. 과학은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해 3만달러 시대를 견인하는 핵심 원동력이다. 이러한 점에서 한·미 FTA는 세계 기술혁신의 보고인 미국과의 기술협력을 촉진,우리나라의 과학기술시스템을 개선하고 과학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도약대가 될 것이다.
우선,강화되고 있는 미국의 기술보호 장벽을 우회해 첨단 원천기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호기를 제공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 미국 내 우수한 R&D센터 유치나 대학,연구소와의 공동연구도 촉진돼 우리의 과학기술 역량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미 FTA가 체결된다고 해서 저절로 과학기술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한·미 FTA가 아니어도 우리 경제를 창조형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대내외적인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배양하기 위한 코페르니쿠스적 인식전환과 자기혁신을 위한 각고(刻苦)의 노력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개방적이었던 국가들은 흥한 적도 있고 망한 적도 있지만 폐쇄형 국가들이 흥한 적은 없었다. 토머스 프리드먼은 그의 저서 '지구는 평평하다(The World is Flat)'에서 세계는 교역이나 정치적 장벽이 사라지는 개방과 경쟁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고,시장과 국가,기술이 통합(統合)되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명한 경제학자 맨큐가 해외 아웃소싱이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 현재 이것이 국제적인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의 경쟁상대는 밖에 있다. 이제 우리도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닫힌 문을 열고 앞서가는 나라들과 적극적으로 경쟁해야 한다. 그래야 취약산업들도 휠체어에서 벗어나 스스로 두 발로 설 수 있게 될 것이다.
한편, FTA 확산이 원산지 증명과 같은 이유로 오히려 기업에 해를 주는 이른바 스파게티 혹은 누들볼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 한·미 FTA 협상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한·미 FTA는 우리의 과학기술 경쟁력과 체질을 강화해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폭제가 될 것이므로 협상이 조기 타결(妥結)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