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투자전문회사(PEF) 제도 도입 2년 만에 국내 PEF가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첫 사례가 나올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일 국내 PEF인 MBK파트너스가 차이나네트워크시스템즈(CNS)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CNS는 은행 시멘트회사 등을 소유한 대만 재벌 쿠 가문이 지분 80%를 갖고 있는 대만 최대 케이블TV업체다.

이와 관련,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진행 중인 딜이 끝날 때까지는 아무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지만 적극적으로 부인하지는 않았다.

이번 인수전은 16억달러 규모로 알려지고 있어 성사시 PEF에 의한 M&A로는 아시아권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또 국내에 기반을 둔 PEF에 의한 최초의 해외 기업 인수 사례이기도 하다.

2004년 12월 PEF 제도가 도입된 이래 20개 펀드가 등록을 마친 뒤 20여사에 투자했지만 외국 기업의 경영권을 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인수전에는 미국 텍사스퍼시픽그룹의 아시아사업부인 TPG-뉴브리지를 비롯 골드만삭스 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KR) 맥쿼리은행 등 유수의 PEF들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져 인수 성공시 큰 의미를 갖게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출범한 MBK파트너스는 한국 중국 일본 등 3개국에 사무소를 내고 있으며 이번 딜은 중국사무소가 주관하고 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아시아지역에서 벌어지는 모든 투자는 한국 본사의 결정 아래 이뤄진다"고 말해 사실상 거래를 주도했음을 시사했다.

MBK파트너스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로 꼽히는 칼라일그룹 아시아 회장을 지낸 김병주 회장이 싱가포르 정부투자기관인 테마섹홀딩스와 온타리오 교직연금(캐나다) 등으로부터 출자받아 설립했다.

김 회장은 외환위기 직후 한미은행을 인수한 뒤 다시 씨티은행에 매각해 큰 시세차익을 남긴 전문가로,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의 사위이기도 하다.

MBK파트너스는 국내 본사의 12명을 포함,20명 안팎의 전문가로 구성돼 동아시아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서는 얼마 전 HK저축은행과 한미캐피탈의 경영권을 인수했으며 LG카드 인수전에도 얼굴을 내비쳤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