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인수·합병(M&A) 펀드들이 잇따라 상장사 지분을 대량 취득하고 나서 주목된다.

사모M&A펀드들이 '경영참여'를 투자 목적으로 내세우더라도 단기간에 시세차익을 남기고 되팔 가능성이 있어 투자시 주의가 요망된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업인수증권투자회사'라는 이름으로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취득한 공시가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기업인수증권투자회사는 모두 사모M&A펀드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헤르메스기업인수증권투자의 경우 유가증권 상장사인 종근당바이오의 지분 6.72%를 취득했다고 지난 2일 공시했다.

종근당바이오가 과거 외국인인 코로마스펀드를 대상으로 발행했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중 신주인수권만 떼내 매입한 후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JS기업인수증권투자도 같은 날 동성제약 BW 인수를 통해 이 회사 지분 23.01%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동성제약의 최대주주인 이선규 명예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 23.90%에 버금가는 수치다.

한셋사모기업인수증권투자도 상림 지분 14.73%를 확보했다.

이에 앞서 브릿지증권이 설정한 브릿지기업인수1호증권투자회사는 지난달 26일 코스닥 업체인 코스프 지분 18.95%를 장외 취득했다.

또 키움증권이 운용하는 웰시안사모기업인수펀드도 8월7일 솔트웍스 지분 16.21%를 확보,최대주주가 됐다.

이 밖에 준인베스트먼트는 지난 7월27일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 지분 5.03%를 경영참가 목적으로 취득했다.

사모M&A펀드의 지분 취득으로 일부 종목들은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거론되며 주가가 급등세를 타고 있다.

종근당바이오의 경우 사모M&A펀드의 지분취득 공시가 나가기전 이미 나흘간 주가가 10% 가까이 올랐으며,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도 준인베스트먼트 지분 취득공시 후 사흘간 상한가를 기록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주로 소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사모M&A펀드들의 경우 기업 경영권 인수를 표방한 후 시세차익을 챙기고 빠져도 현실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추격매수하는 개인들만 피해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