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택가를 파고들어 시민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100엔숍(100엔짜리를 주로 파는 유통업태,약 800원).1,2년 전과 많이 달라졌다. 중국산이 대부분 이었으나 최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 제품이 조금씩 늘고 있다.

중국산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100엔숍에서 취급하기 어려운 제품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일본인 식생활에서 필수품인 1회용 나무 젓가락은 1년 사이에 가격이 30%나 올랐다. 일제 대나무 젓가락을 쓰는 고급 식당이 아닌 라면집 등 대중식당들은 대부분 중국산 젓가락을 수입해 썼지만 가격 상승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다.



통계상으로도 중국산 제품 가격 상승세는 뚜렷해졌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재무성 무역 통계를 인용,중국에서 수입하는 제품 가격이 2005년 10월에 전년 동기 대비 상승세로 돌아선 후 금년 6월까지 9개월 연속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6월 수입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2% 상승했다.

수입 가격 상승률은 작년 10월 이후 매달 2~7% 선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일본회사들도 일본으로 수출하는 가격을 올리고 있다. 선전에서 약 5000종의 시계를 생산하는 시티즌은 올 하반기 처음으로 일본으로 들여오는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업소용 식자재를 취급하는 고베물산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냉동 야채의 수입 가격을 1년 전보다 10%가량 올렸다.

공업용 중간재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 중국에서 만들어 일본으로 수입하는 열연 코일도 이달 들어 지난달보다 5%가량 상승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철강 제품의 수출에 대한 세제 우대 조치를 축소한 뒤 수출 단가가 오르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향후 수출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 들어 중국에서 원자재와 인건비가 오르고 있는 데다 위안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서 제품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하반기부터 최저 임금을 인상해 근로자들의 임금이 가파르게 올라가는 추세다.

고베물산 관계자는 "연초부터 중국 내 협력 공장들로부터 제품 가격 인상 요구가 많았으며 금년 여름부터 상당수 품목 가격을 인상해 줬다"고 밝혔다.

싸구려 중국 제품이 전 세계 시장으로 파고 들면서 예전 같은 인플레가 없어졌지만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일본이나 한국에서 통화량이 늘어나도 인플레 우려가 크지 않았던 것은 상당 부분 저가 중국제품 덕이었다. 오히려 디플레 압력으로 작용했던 게 사실이다.

노무라증권의 기우치 도에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산 제품 가격 인상이 일본 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제품이 여전히 싸지만 인플레 억제 역할은 점차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