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증시가 '북핵'에 여지없이 무너졌다.

최근 무르익은 증시 상승 기대감이 온데간데 없어졌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밑빠진 독이었다.

외국인보다는 개인의 무차별 매도세가 증시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개인들이 너무 일희일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 광화문 모 증권사 지점 영업직원은 "개인투자자들의 '팔자'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대부분 개별 종목들을 정리하는 분위기"라며 허탈해했다.

강남의 한 증권사 영업직원도 "코스닥종목을 무조건 팔아달라는 고객 요구에 지점이 온통 아우성"이며 "반면 코스피 종목은 홀딩(보유)하는 투자자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코스닥시장이 개인들의 단기 투자성향으로 대형 악재 속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 최근 증시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론이 적지 않았다.

미국 다우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유가도 하향 안정세를 띠고 있었다.

북핵 위기도 그동안 누적된 학습효과로 별 탈없이 지나가는 듯했다.

하지만 이날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소식에 개인투자자들은 '냄비 투자성향'을 그대로 드러내 순식간에 패닉 상태를 초래했다.

물론 북한 핵실험은 증시에 메가톤급 악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코스닥기업 280여곳이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 종목이 급락세를 띤 것은 기업가치 등을 무시한 투매 현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개인투자비중이 높은 데다 일희일비하는 개인의 투자 성향이 항상 문제로 지적된다.

외국인들은 북핵 사태에도 불구하고 이날을 비롯해 최근 순매수세를 보였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이번에도 원칙 없는 투매로 악순환만 되풀이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악재만 돌출하면 물불 안 가리는 투매로 개인과 증시가 함께 멍든다"며 개인투자자의 근시안적인 투자 행태를 비판했다.

또 다른 증시 전문가도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코스닥의 변동성이 큰 것은 대형 악재보다 단기 시장상황에 휘둘리는 개인들의 투자 문화가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김진수 증권부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