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전격적 핵실험에 대해 시장은 히스테리컬한 반응을 보였지만 전문가들은 1300선 안팎에서 주가가 지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무력 제재가 아닐 경우 경제의 펀더멘털과는 관계가 없는 까닭에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저점 매수 시기를 탐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물론 이는 전쟁 등 파국적인 상황을 배제했을 때의 얘기다.

군사적인 제재 방안이 거론되고 실천될 경우라면 시장 전망 자체가 무의미해진다는 지적이다.

◆ 안승원 UBS증권 전무

미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유가가 떨어지는 등 여건이 좋아 외국인이 싼 값에 주식을 사는 이른바 '바겐 헌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일 정상회담,유엔 사무총장 선출 등을 앞두고 강행한 급작스러운 핵실험을 또 한 번의 '게임'으로 보고 크게 놀라지 않는 외국인도 있다.

핵실험의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9일 휴장한 일본증시가 10일 급락할 것이고 이는 우리 증시의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단시일 내에 지수 1300선 밑으로 한 번 떨어질 것으로 본다.

추이를 지켜보며 반등시 매수 종목을 탐색해야 할 시점이다.

◆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9일 대규모 매수에 나선 외국인은 아시아 홍콩계 헤지펀드들로 대표성에 문제가 있다.

중요한 미국 장기투자자들의 반응은 화요일 이후 확인될 것이다.

지금까지 10여차례의 북핵 위기는 2002년 12월을 제외하면 전부 단기 악재로 끝났다.

하지만 이번 상황은 세계경제가 하강국면에 진입해 있는 등 2002년과 유사한 점이 많아 악영향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 향방은 세계 증시의 움직임에 따라 정해질 것이다.

미국 등 글로벌 증시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북핵 충격도 빠른 속도로 수습될 것이다.

이번 주는 북핵 충격파가 이어지겠지만 1270~1280선이 깨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1300이 무너지면 매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는 등 사태가 더 악화되지 않을 경우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금융계좌 동결,수출입화물 검문 등의 조치로는 더 이상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당분간 1300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이다.

상황이 나빠져도 1250선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현 주가 수준에서 1~2주 정도는 횡보할 것이다.

◆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

핵실험에 따른 단기 충격은 반영됐다.

앞으로 1300 안팎을 왔다갔다 하는 장이 될 것이다.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이날 1300까지 추락했던 주가가 1320선으로 반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외국인들은 그간의 경험으로 볼 때 전쟁까지는 안 갈 것이라는 판단에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태 악화가 환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백광엽·김태완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