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골퍼 최정윤씨(32)는 골프에 입문한 지 2년 만에 전국 규모의 아마추어대회(스카치블루배 사회인골프대회) 본선에 올라 공동 7위를 했다.

26살 때 부친의 권유로 3개월간 골프를 배웠지만 까맣게 잊고 지내다 2년 전 본격적으로 골프를 다시 시작했다고 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보기플레이어 수준이었으나 올해 초 80타대에 진입했다.

지금은 꾸준히 70타대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남성들이 이용하는 '레귤러티'에서만 친다는 점이다.

"저녁에 퇴근하고 난 뒤 2시간씩 연습에 몰두했어요.

아무리 시간이 없더라도 30분가량은 연습을 했지요.

하루도 빠지지 않았어요.

그랬더니 8개월 만에 77타가 나오더군요."

구력은 짧지만 골프에 대한 그의 생각은 '고수'답다.

그는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뜻대로 안 되는 것은 노력이 부족하거나 방법이 틀렸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골프를 하다 보면 항상 위만 쳐다봐요.

잘 치는 사람만 보고 왜 나는 못 칠까 하고 느끼지요.

자기만족이 너무 없어요.

'어제는 잘 맞았는데 오늘은 왜 안 맞지'라고 생각하기 보다 '그게 어디냐'하면서 자신을 칭찬해주면 자신감도 생기고 더 발전이 있습니다."

고수가 되는 비결로 그는 라운드를 한 후 그날 잘 안 됐던 샷을 반복 연습하라고 조언했다.

짧은 시간이라도 오늘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연습을 하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가장 좋아하는 거리를 남기는 샷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저는 30야드와 110야드에서 하는 샷을 장기로 만들었습니다.

장타를 치겠다는 욕심을 내지 말고 선호하는 거리에 볼을 갖다 놓는 연습을 해보세요.

긴 파4홀에서 무리하게 '2온'을 시도하기보다 그린 주변 30야드 지점으로 공을 보내 거기서 어프로치샷으로 파세이브를 노리는 게 낫습니다."

최씨는 어프로치샷도 다양하게 연습한다.

30야드 지점에서 띄우기도 하고 굴리기도 하는 등 어떤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최씨는 라운드할 때마다 골프장의 코스를 꼼꼼하게 수첩에 기록하는 습관도 갖고 있다.

"수첩을 들고 가서 매 홀 티샷은 어느 곳으로 공략하고 세컨드샷은 어떤 클럽을 사용했는가를 기록합니다.

그린에 올라가면 경사도를 상세하게 적고요.

다음에 다시 방문하기 전 수첩을 보면서 연습도 하고 실제 라운드에서 활용하지요."

현재 건축자재 물류회사에 다니고 있는 최씨는 골프가 너무 좋아 앞으로 골프와 관련된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