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의 이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천일고속 금호산업 등 관련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이들 기업이 갖고 있는 강남고속터미널 주식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실제 이전이 이뤄질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여서 이 재료만으로 추격 매수에 나서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천일고속은 5250원(14.94%) 오른 4만400원에 마감했다.

지난 8월29일 이후 40여일 만에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한진과 금호산업도 각각 1600원(6.04%),950원(5.43%) 상승한 2만8100원,1만8450원에 마감했다.

금호산업은 2005년 말 기준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의 27.6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한진과 천일고속도 각각 16.67%,15.74%를 갖고 있다.

동부건설(11.11%),동양고속(0.16%) 등도 주주다.

서초구는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을 시 외곽으로 옮기고 터미널 부지에는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와 같은 업무·상업·호텔·주거시설 등으로 이뤄진 복합시설을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이 가진 서울 반포동 일대 8만7111㎡ 부지의 자산가치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땅의 가치는 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장부가는 470억원에 불과하다.

장근호 굿모닝신한증권 수석연구원은 "육상운송 업체들은 보유 부동산이 많아 대부분 자산가치가 높은 종목"이라며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의 자산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산업과 한진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0.5배,0.6배로 유가증권시장 평균(1.5배)보다 크게 낮은 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대감만으로 추격 매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서초구청 측은 "청장 공약사항으로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진행해 나간다 하더라도 이전 확정까지는 4~5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 연구위원은 "자산가치적인 측면에서 인정될 수는 있지만 이전이 당장 이뤄지는 게 아니다"면서 "단기적 전략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천일고속의 경우 이날 거래량이 4600여주에 불과할 정도로 유동성이 부족한 것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