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한 제재의 실효 여부는 중국이 어느 수준까지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중국이 북한에 대한 원조를 끊을 경우 북한은 6개월 이상 버티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북한에 대한 원조가 단둥과 토문 등 변경무역지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이곳이 봉쇄될 경우 북한은 결정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됐다.

11일 북한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북한에 대해 공개적인 무상원조 외에 음성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경제원조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역은 둔화됐지만 북한에 대한 공식적인 원조액은 작년 3812만달러로 전년 1460만달러보다 100%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무역적자를 보존하거나 수출금액의 허위계상,혹은 밀수출입의 묵인 등으로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금액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지난해 도입한 곡물은 32만t으로 전체 곡물 수입량의 43%를 차지하고 있다.

또 작년 원유도입량 52만3000t은 전량 중국으로부터 들여왔다.

이 중 민간차원의 정식 거래와 원조물량이 각각 어느 정도 되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전문가들은 이 중 상당액이 원조의 형태로 지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중국과 북한의 거래방식은 대부분 물물교환인데 이를 청산계정방식으로 처리해 물건이 들어오면 잡혀 있는 계정에서 털어내는 방법을 주로 쓴다"며 "이때 가격산정 기준을 조절해가며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중국이 북한에 수출하는 곡물의 t당 가격과 제3국에 수출하는 곡물가격이 다른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허위계상의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곡물은 주로 상대적으로 비싼 쌀보다는 옥수수나 콩 등이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곡물 외에 원하는 상품을 지정하면 중국측에서 이를 공급하고 중국은 주로 철광석으로 대금을 지급받고 있다.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곡물 등 상품은 대부분 북한과 인접한 단둥시와 토문시를 통해 기차나 트럭으로 전달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북한으로 연결되는 항공노선은 심양-평양,베이징~평양 두 개지만 모두 소형 항공기가 취항하고 있고,유류대금 등이 만만찮아 대부분 육로를 통해 운송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변경무역을 이용한 민간인의 소규모 거래도 간접적인 지원의 한 형태로 분류된다.

변경무역의 경우 관세가 50% 감면되기 때문에 중국과 북한의 중요한 거래방식이 되고 있다는 것.또 상당량의 물품이 밀거래되고 있지만 중국당국이 이를 묵인 내지 방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의 경우 중국 헤이룽장성 다칭시 랴오닝성 푸순시에서 보내는 원유를 단둥의 바산유류저장소에 보관한 뒤 압록강 밑으로 뚫린 송유관을 통해 북한의 백마시까지 수송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단둥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두 개의 송유관을 운영해왔지만 1990년대에 휘발유용 송유관을 폐쇄,직경 1.2m 정도의 송유관 한 개만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소 홍익표 박사는 "북한경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워낙 높고 이 중 직간접적인 원조의 비중이 높아서 중국이 북한에 대한 원조를 끊을 경우 북한은 6개월에서 1년 이상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