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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안전핀 없는 서울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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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는 한강 주변 재건축·재개발 지역 물건을 집중적으로 고객들에게 추천하고 있습니다."

    근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 시중은행 PB(Private Banker)는 이렇게 대답했다. 이 PB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한 이후 쏟아지고 있는 개발계획 중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집값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따라서 한강 조망이 가능한 재개발·재건축 대상 부동산을 투자처로 고객들에게 추천해왔다.
    이명박 시장 시절 큰 수혜를 본 사람들은 청계천변에 상가를 소유한 사람들과 뚝섬 서울숲 주변에 집을 가진 사람,뉴타운 지역에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들이다. 가격이 기본적으로 두세 배는 뛰었다. 이런 전례를 경험한 자산가들이 민선 4기 시장 들어선 한강변 집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오세훈 시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지난 10일 내놓은 '시정운영 4개년 계획'을 꼼꼼히 뜯어보면 집값을 자극할 만한 것들이 상당히 많다. 대표적인 것이 한강변 아파트가 외관 디자인을 아름답게 하면 용적률과 층고제한을 완화해준다는 것이다. 이 밖에 세운상가 재개발,동대문운동장 공원화,뉴타운사업 지속적 확대,뚝섬 역세권 개발,용산공원 주변지역 개발,한강변 워터 프런트 타운 조성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시정운영 계획을 보면 투기방지 대책에 대해선 단 한마디 언급도 없다. 비록 실패하기는 했지만 노무현 정부나 이명박 전 시장은 개발계획을 발표할 때 거의 예외없이 투기방지 대책도 함께 내놓았다. 지금은 그런 대책조차 찾아볼 수 없다.

    야심차게 개발한 은평뉴타운의 높은 분양가가 3·30 대책을 통해 어렵게 잡아놓은 서울 집값을 다시 불안하게 만든 주요 요인이 됐다는 점을 서울시가 잊어버리지는 않았는지 걱정스럽다. 이명박 시장 시절 나온 강북 U턴 프로젝트(용산과 뚝섬을 시발점으로 강북을 업그레이드 한다는 구상)는 또 용산구와 성동구 뚝섬지역 집값을 얼마나 올려놨던가. 이런 상황이라면 은평뉴타운 분양처럼 집값 급등에 놀라 이미 발표한 일정을 허겁지겁 연기하는 일이 얼마든지 재발될 수 있다.

    조성근 사회부 기자 tru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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