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영화 '왕의 남자'가 뮤지컬 '이'(爾)로 제작돼 전국 순회공연에 나선다.

14~15일 부산시민회관과 26~28일 울산 현대예술관에서 각각 선보인 뒤 다음 달 10일에서 12월3일까지는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이'는 영화의 원작인 연극 '이'를 바탕으로 춤과 노래,안무를 덧입힌 작품.영화 '왕의 남자'가 연극 무대에는 없던 줄타기 장면으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면 뮤지컬 '이'는 장님놀이 장면으로 눈길을 붙들 계획이다.

광대들이 갖고 노는 지팡이와 부채가 악기로 둔갑해 타악퍼포먼스 같은 리듬과 음악을 들려준다.

또한 살판(땅재주),버나(접시돌리기),덧뵈기(탈놀음),덜미(꼭두각시 놀음) 등 전통연희를 현대의 애크러배틱과 결합해 다양한 춤판을 펼친다.

광대 장생의 역할이 약화되고 여장남자 '공길'의 비중이 강화되는 것도 또 다른 특징.연극에서는 연산이,영화에서는 장생이 각각 극을 이끌었다.

이 때문에 이번 공연에서는 공길역에 더블캐스팅된 최성원과 금승훈의 연기 대결이 관심거리다.

뮤지컬 '알타보이즈'에서 게이로 출연했던 최성원은 "여성적인 역할이 재미있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안에 있는 또 다른 나를 찾는 작업이니까요.

다만 영화와 연극 속 공길에 비해 제가 덜 예쁜 공길이 될까 걱정되네요"라고 말했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에 출연했던 금승훈은 "어머니를 여읜 연산의 어린 시절을 공길이 채워주고 있다고 봅니다.

성적인 매력을 탐닉하는 관계보다 서로 공감하는 부분을 확대하는 연기를 펼쳐보일 예정입니다"라고 밝혔다.

김법래 안성빈 조유신 백민정 신영숙 여정옥 등도 출연한다.

연극 '이'의 원작자이자 연출자인 김태웅씨가 직접 연출을 맡아 뮤지컬 무대에 처음 도전한다.

작사는 장유정,작곡은 김성준,안무는 박호빈,음악감독은 박칼린이 맡았다.

(02)523-0986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