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壹鏞 < 한양대의료원 원장 choiiy@hanyang.ac.kr >

요즘에는 기억이 잘 안 나는 것들이 많다.

이럴 때 문득 나도 노인이 되어 가나 싶은 생각이 든다.

비교적 운동을 좋아하며 건강하다고 자부해 왔으나 나이는 어쩔 수 없나 보다.

사람들은 어릴 때는 빨리 나이를 먹어 어른이 되고 싶어하지만 점점 나이를 먹어갈수록 빠르게 흐르는 세월을 잡아 두고 싶어한다.

늙는다는 것과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인간은 동물과는 달리 오래 전부터 어떻게 하면 노화과정을 늦추고 죽음을 회피할까 노력을 해왔다.

많은 의학연구진들에 의해 노화의 과정이 밝혀졌고 그에 따른 질환의 예방 및 치료가 연구됐다.

포스너는 노화과정의 적응도에 따른 성격적 유형을 다섯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비교적 어려움 없이 노년기에 접어들고,늙어가는 자신을 현실 그대로 받아들이며 일상적인 활동이나 대인관계에 대해 만족을 느끼는 성숙형,일생 지녔던 무거운 책임을 벗어던지고 복잡한 대인관계와 사회활동에서 해방돼 조용히 지내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여기는 은둔형,늙어가는 데 대한 불안을 방어하고 신체의 변화를 막기 위해 사회적 활동 및 기능을 계속해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무장형(武裝型),인생의 목표를 채 달성하지 못하고 늙어버린 데 대해 비통해 하며 실패의 원인을 자기 자신이 아니라 시대와 환경 탓으로 돌리며 늙어가는 것에 타협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분노형,그리고 분노형과는 달리 자신을 탓하며 비관해 우울증에 빠지고 자살을 기도하기도 하는 자학형(自虐型)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러한 적응 형태들은 노년기에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일생을 통한 성격 형성 과정의 결과다.

어쩌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체와 정신 기능의 변화는 누구도 피할 수 없다.

노화의 증상은 시력 장애,청력 장애,기억력 장애 등 신체 기능의 장애와 더불어 우울증,불면증,불안증,치매 등의 정신장애를 들 수 있다.

특히 노인들에게 우울증이 있으면 노화가 빨라지고,치매와 심장병이 잘 생겨 수명이 짧아진다.

심한 경우 자살을 하기도 한다.

정확한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치매는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 모두를 수렁으로 빠뜨린다는 점에서 조기 발견 및 치료가 가장 절실한 질환이다.

매스컴에서도 노인 건강이나 장수에 대한 화제가 자주 다뤄지고 있다.

어느덧 우리 사회도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노인의 건강과 고령화에 대한 인식 및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2일이 노인의 날이었지만 주변에 독거(獨居)노인의 인구는 점점 늘어가고 있다.

비단 저소득층이 아닌 경우에도 소일거리 없이 방황하며 소외감을 겪는 노인이 늘고 있어 우리의 관심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