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2001년 9·11테러의 악몽을 연상하며 한때 공포에 떨었다.

미국 전역을 긴장시킨 사건은 5년 전 9·11테러의 핵심 타깃 세계무역센터가 위치한 뉴욕 맨해튼에서 11일 발생했다.

이날 오후 소형 비행기 한 대가 맨해튼 북동부 이스트 72가의 50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에 충돌했다.

자신의 소형 비행기를 조종한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의 투수 코리 라이들은 동승했던 조종교습가와 함께 숨졌다.

사고 비행기는 요란한 폭발음과 함께 이 아파트의 20층 부분을 강타한 뒤 불이 붙었고 잔해들이 땅으로 떨어졌다.

2개 층에서 불길이 치솟았고 뉴욕 상공은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

CNN과 폭스뉴스는 사고 직후 화염에 휩싸인 아파트와 연기로 덮인 뉴욕시의 모습을 수시간 생중계했다.

미국인들은 참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무력감을 느꼈다"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국방부는 만일의 가능성에 대비,수개의 도시 상공에 전투기를 발진시켰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AADC)의 클로뎃 허친슨 대변인은 "전투기들이 수개 도시 상공에서 비행했다"면서 "단순한 사고로 보였지만 이는 신중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인들이 공포에 떤것은 5년 전 9·11테러가 연상됐기 때문이었다.

충돌이 일어난 이 아파트는 세계무역센터와 불과 8km 떨어져 있어 공포를 더욱 증폭시켰다.

하지만 미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는 이날 충돌 사고가 테러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밝혀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연방항공국은 뉴욕 일원의 3개 공항이 정상 운영됐다고 말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은 사고 소식을 즉각 보고받았으나 테러 우려가 없어 안전장소로 피신하지 않았다고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밝혔다.

경찰은 라이들의 조종미숙에 의한 단순사고로 결론을 내렸다.

1980년대 말에 지어진 이 주상복합아파트는 시가 10억원이 넘는 183가구가 입주해 있으며 아래 수개 층은 의사들의 진료실과 인근 특별외과병원의 환자 가족들을 위한 시설로 사용돼 왔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