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예상보다 0.25%포인트 낮춰잡았다.

미국의 경기 둔화와 유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가파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IMF의 이번 보고서에는 최근 북한의 핵실험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 한 차례 더 발표될 예정인 200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 성장률 4.25%로 하향

IMF는 12일 발표한 '2006 한국경제 현황'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가 올해 5% 성장한 뒤 내년에는 성장률이 4.25%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지난 9월에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4.5%에서 4.3%로 하향 조정했었다.

IMF는 미국 경제의 악화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한국 경제의 높은 대외 의존도를 감안할 때 리스크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IMF는 "중립적 재정 스탠스를 유지하고,통화긴축 정책은 인플레이션 사인이 왔다는 데이터에 근거해서만 실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IMF는 "미국 경제와 유가 등 단기적인 변수도 문제지만,급격한 인구고령화와 같은 장기적인 문제점 해결에도 한국이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구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반면 생산성,특히 서비스분야의 생산성이 실망스러운 수준이어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시간이 갈수록 급속도로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IMF는 "서비스 분야의 개방폭을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저축은행 여신 모니터 강화해야"

IMF는 "최근 한국의 금융시스템이 빠르게 선진화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상호저축은행에 대한 모니터를 강화하고 △신용평가사의 정보 축적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상호저축은행의 여신증가 속도가 매우 빨라 저축은행의 건전성에 대해 세심하게 모니터링하고 은행과 같은 수준의 신중한 규제가 필요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북핵 악화 땐 4.25%도 위험

이번에 발표된 IMF 보고서는 지난 5~6월에 걸쳐 진행된 조사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다.

최근 있었던 북한의 핵실험 변수는 고려되지 않았다.

때문에 IMF가 11월에 진행할 예정인 한국 경제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북한핵' 변수가 포함될 경우 내년도 경제전망치가 한 차례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북한 핵정세가 최소한 현상황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진행된다면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이번 IMF의 예상대로 될 수 있겠지만 급격하게 악화된다면 전망치를 또다시 조정해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