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7시 울산시 동구 전하동 현대중공업 정문앞 도로. 오토바이와 자전거,자동차를 탄 수천여명의 근로자들이 회사 정문 앞에서 무려 1km 떨어진 도로까지 떼지어 줄 서 있는 출근길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 울산 동구의 아침은 이렇게 시작된다. 울산 동구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정규직과 관련 협력사 직원들 수만 5만여명에 이른다. 4인가족으로 보면 20여만명이 이들 회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70년대 조선산업의 기적을 일군 동구는 이제 웰빙과 레저의 요람으로 변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10여년 전부터 연간 2000억원에 달하는 사회공헌활동을 펼친 결과다. 현대예술관 등 총 7개의 초현대식 문화 예술회관과 체육공원,4계절 푸른축구장과 아이스링크장,한마음회관 등 동구지역 내 문화체육시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여기에서 웰빙에 눈을 뜬 근로자들과 그 가족들이 세계적 수준의 뮤지컬과 연주회,각종 스포츠 강습과 교양강좌,체육활동 등을 즐기고 있다.

동구청 인터넷 민원센터에는 도로 확장과 쓰레기 처리 등의 일상적 민원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매연이 없는 도시로 만들어달라''염포산 반딧불이를 살리자''자전거 도로를 개설해달라' 등의 웰빙형 민원이 봇물을 이룬다. 동구청이 최근 대규모 건강축제와 찾아가는 음악회 등을 개최한 것도 젊은도시형 행정서비스에 코드를 맞춘 데서 출발한다. 화정종합사회복지관에는 50평 규모의 장난감 도서관도 개설했다. 정천석 동구청장은 "동구에도 저출산 현상이 심해 지속적인 젊은도시 유지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활력이 넘치는 젊은 기업도시 건설을 위해 출산장려정책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