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물든 산만큼 색채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대상이 또 있을까! 평소 사진 촬영을 즐기는 마니아가 아니라 해도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고운 빛깔의 들꽃과 단풍나무가 풍성한 가을에는 절로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가을풍경은 물론 소중한 주위 사람들의 생생한 표정까지 한 장의 사진에 동시에 잡고 싶은 것이 가을 심정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카메라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기본기를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셔터를 누르면 결국 아쉬운 사진만 남는다.

간혹 '역시 콤팩트 디카는 사진 표현에 한계가 있어'라는 핑계를 대보기도 하지만 최근 나오는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는 광학식 손떨림 방지 기술,감도 조절(ISO),수동 설정 기능 등 디지털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못지 않은 성능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 이런 핑계가 무색하기만 하다.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를 잘 사용하는 몇 가지 촬영 방법만 알아도 DSLR 카메라로 찍은 것 못지 않은 멋진 가을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콤팩트 디카를 DSLR 못지 않게

요즘처럼 경치가 좋은 곳을 배경으로 인물사진을 찍을 경우 인물과 배경을 다 담기 위해 사진 찍는 사람이 뒤로 물러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한다.

이러면 인물이 너무 작아져 사람이 배경의 한 부분처럼 보이거나 생생한 표정이 카메라에 담기지 못한다.

이럴 때는 인물을 앞으로 세워 크게 나오도록 가까운 거리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적절하다.

반셔터로 인물에 초점을 맞추면 마치 DSLR 카메라로 찍은 것처럼 인물은 선명하고 배경은 뿌옇게 처리돼 더욱 멋진 사진이 탄생한다.

그 밖에도 아이나 애완동물과 같이 움직임이 많은 피사체를 촬영할 경우 사진이 흔들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셔터 스피드를 빠르게 설정해 촬영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셔터 스피드를 빠르게 설정하면 빛을 받아들이는 시간이 자동으로 줄어들어 사진이 전체적으로 어두워질 수 있으니 ISO 감도를 높여주는 노출보정이 필요하다.

손떨림 방지

산행을 하면서 흔들림 없는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촬영자세가 중요하다.

사진을 찍을 때 가장 안정적인 자세는 오른손으로는 그립을 잡고 왼손으로 렌즈의 아랫부분을 받치거나 왼손바닥 전체로 카메라를 지탱하는 방법이다.

또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고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셔터를 눌러야 한다.

셔터를 누를 때 잠시 호흡을 멈춘다면 금상첨화.

군대를 다녀온 남성이라면 사격연습 때의 격발 순간을 떠올리면 된다.

하지만 안정된 자세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거나 흔들리는 단풍 나뭇가지,계곡에 떠내려가는 단풍잎 등을 찍을 때에는 디지털 카메라의 손떨림 방지 기능이나 고감도를 사용하면 흔들림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올림푸스한국의 710만 화소 디지털 카메라 'Mju(뮤)-750'은 고감도 지원뿐 아니라 기계식 손떨림 보정 모드가 지원돼 피사체와 카메라의 흔들림을 동시에 보정할 수 있는 듀얼 손떨림 보정모드를 갖췄다.

캐논컨슈머이미징의 700만 화소 익서스 850 IS는 손떨림 방지 기능을 적용했으며 28mm 광각렌즈를 장착해 시원한 풍경사진 등을 찍을 수 있다.

소니의 '사이버샷 DSC-T10'은 늘씬한 보디에 슈퍼 스테디샷 기능으로 흔들림 없는 안정적인 사진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삼성테크윈의 VLUU NV7은 날이 저문 상태에서 사진을 찍을 때 유용하다.

ISO 1000의 고감도와 새로 개발한 광학적 손떨림 방지 기능인 OPS 등을 갖춰 어두운 곳에서도 플래시 없이 선명하고 자연스러운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단풍잎 촬영은 역광을 이용하자

초보자들의 경우 역광 촬영을 피하지만 단풍잎은 생각을 바꿔 역광으로 피사체를 찍어 보면 예상치 않게 개성있고 입체감이 살아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역광에서의 촬영은 피사체보다 밝은 배경으로 인해 사진이 검어지는 경우가 많다. 단풍의 경우 역광으로 찍으면 빛이 단풍잎을 통과해 오히려 밝게 사진이 나온다. 유명 작가들이 단풍사진을 역광으로 찍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배경의 강한 빛 때문에 단풍잎이 검게 되는 경우 노출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스폿(Spot)측광 모드를 선택해 단풍잎에 노출을 맞추어 촬영한다.

사진을 이미 찍은 상태라면 디지털 카메라의 자동보정 기능을 이용해 수정할 수도 있다.

올림푸스한국은 이미지 흔들림,적목현상,노출이 부족한 사진을 카메라에서 손쉽게 보정할 수 있는 '퍼펙트 픽스' 기능을 탑재한 'Mju(뮤)-730'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코닥의 '이지쉐어 V705'는 사진의 어두운 부분을 전체적인 사진 밝기에 맞춰 자동으로 보정해주는 '퍼펙트 터치' 기능과 3개의 사진을 붙여 하나로 만들어주는 파노라마 기능이 있다.

니콘이미징코리아의 '쿨픽스 L5'는 페이스 클리어 기능으로 촬영시 어두운 부분을 자동 보정하고 보정한 사진은 원본과 별도로 저장 가능하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