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나 오초아(25·멕시코)가 '철옹성' 같았던 아니카 소렌스탐(36·스웨덴)의 벽을 무너뜨렸다.

멕시코 골프의 '우상' 오초아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 데저트의 빅혼GC 캐년코스(파72·길이 6645야드)에서 열린 미국 LPGA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총상금 87만5000달러) 최종일 7언더파(이글1 버디5)의 맹타를 휘두르며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소렌스탐에 역전승을 거뒀다.

오초아는 시즌 5승(통산 8승)으로 투어 다승부문 단독 1위에 나선 것은 물론 2003년 투어데뷔 후 처음으로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도 사실상 예약했다.

시즌 상금도 234만2872달러로 소렌스탐과 캐리 웹(32·호주)을 40만달러 이상 차이로 따돌리고 이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3라운드까지 소렌스탐에게 3타 뒤진 오초아가 최종일 소렌스탐을 제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오초아는 교과서적인 스윙에서 벗어난 변칙 스윙을 하는 탓에 소렌스탐의 적수가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본격적으로 투어에 뛰어든 2003년 상금랭킹 9위,2004년 3위,지난해 4위로 정상급 선수이기는 하지만 '지존'의 자리에 오르기에는 기량이 달린다는 평이었다.

그러나 오초아는 올 시즌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기량 성장의 원동력은 드라이버샷 비거리 증대다.

오초아는 지난해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가 261.7야드였으나 올해는 270.6야드로 평균 9야드가량 늘어났다.

전보다 한단계 짧은 클럽으로 그린을 공략했다는 얘기다.

평균스코어가 지난해 71.39타에서 69.30타로 줄어든 것이 이를 입증한다.

비거리 증대는 동계훈련 덕이었다.

오초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겨울에 스윙을 바꾸고 체력훈련을 충실히 했다.

매일 2시간30분씩 체력훈련을 통해 상체를 강화했다.

또 백스윙톱에서 조금씩 이탈하던 스윙궤도를 바로 잡는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연초에 드라이버를 '핑 G5'로 바꾼 것도 효험을 봤다고 덧붙였다.

한편 출전 선수 20명 중 7명이나 된 한국출신 선수들은 이선화(20·CJ)만 유일한 언더파 스코어로 '톱10'에 들었을뿐 나머지 6명은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올해 투어 '신인왕'을 확정한 이선화는 합계 4언더파 284타를 기록,공동 8위에 올랐다.

1999년 이 대회 챔피언 박세리(29·CJ)는 공동 11위로 그나마 체면을 지켰고,지난해 '실격'의 수모를 씻으려했던 미셸 위(17·나이키)는 나흘 동안 한 번도 언더파를 치지 못하고 20명 중 17위에 그쳤다.

팜 데저트(미 캘리포니아주)=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