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는 주변국들이 냉정하게 생각해 풀어야 한다.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해 국제 사회의 압력이 필요하지만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이지 북한을 붕괴시키는 것이 아니다."

17∼1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6차 한·중 지도자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양원창(楊文昌) 중국인민외교학회 회장은 17일 북핵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02∼2003년 북한이 핵확산방지조약(NPT)을 탈퇴하면서 위기가 고조됐을 때 중국 외교부에서 부부장(차관)을 지내며 '6자회담'의 틀을 만든 주역이다.

양 회장은 "중국과 한국 러시아는 북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북한이 쌍방간에 해결책을 찾기를 원했지만 미국이 북한을 계속 제재하면서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며 북한 핵실험에 대한 책임이 일정 부분 미국에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중국과 한국은 북핵 문제에 대한 입장이 같다"며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양국 간 협력을 더욱 밀접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한·중 양국이 수교 14년 만에 정치적으로는 '전면적 동반자' 관계가 됐고 경제적으로는 한 해 무역 규모가 1000억달러가 넘을 정도로 급속히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한국이 중국과의 무역으로 매일 1억달러씩 흑자를 보는 등 무역역조는 반드시 해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가능성을 거론했다.

양 회장은 "중국은 동맹국들과 FTA를 많이 추진하고 있다"며 "한·중 FTA는 양국 관계를 위해 좋은 일이며 현재 많은 제의가 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회장은 "한국과 중국은 북핵 문제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공통된 이익을 가지고 있다"며 "정부 간 관계뿐 아니라 학술,연구교류 등 민간 교류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교 20주년이 되는 2012년에는 양국 무역 규모가 200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며 "양국에는 좋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양 회장은 2000∼2003년 외교부 부부장을 거쳐 올 2월까지 주홍콩특별행정구 외교담당 총독(특파원)을 지냈다.

현재는 중국 퇴직외교관 단체로 '제2의 외교부'로 불리는 인민외교학회 회장직(장관급)을 맡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