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체들은 후속 모델 또는 변경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긴장감에 휩싸이곤 한다.

야심차게 선보이는 새 모델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목표했던 판매량에 부응할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 모델로는 시장에서 소위 '재미'를 보지 못하다 막대한 돈과 시간을 투자해 내놓은 후속 모델이 폭발적인 반응 또는 급격한 판매량 증가로 이어질 때 환호성을 지르기 마련이다.

18일 5개 국내 자동차 업체에 따르면 이들 업체로 하여금 웃음을 짓게 만든 최근의 대표적인 모델은 현대차의 그랜저와 쏘나타, 기아차의 뉴오피러스와 프라이드, GM대우차의 토스카, 르노삼성차의 SM3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후속모델이 나올 경우 신차효과가 반영되는 처음에는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다 하향 조정되기 마련"이라며 "하향 조정된 수치를 봐야 후속 모델의 성패를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그랜저와 쏘나타의 후속모델에 있어 모두 '흡족한' 성과를 거뒀다.

현재의 그랜저 전 모델인 그랜저XG의 경우 지난 2004년 한해 월평균 3천800대가 팔렸으나, 후속모델인 그랜저TG의 경우에는 지난해 6월 출시된 이후 두배 가까이 많은 월평균 7천100대가 팔리고 있다.

또한 쏘나타의 경우에도 직전 모델인 EF쏘나타가 지난 2003년 한해 월평균 7천700대가 팔렸으나, 지난해 9월 시장에 선보인 새모델 NF쏘나타는 올들어 월평균 9천300대가 판매되고 있다.

기아차의 뉴오피러스는 '대박'을 터뜨린 경우다.

엔터프라이즈 후속으로 지난 2003년 선보인 오피러스는 월평균 800대 미만, 나아가 올들어 월평균 500대 가량이 팔렸으나, 지난 6월 부분변경 모델인 뉴오피러스 출시 이후 7-9월 월평균 판매량은 2천500대로 뛰어오르며 대형차 부문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뉴오피러스는 부분변경 모델이기는 하지만 내.외장 디자인은 물론 엔진까지 바꾼 신차 수준의 변경모델"이라며 "세계적인 대형차 디자인 트랜드와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면밀히 조사해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소형차 리오의 후속모델로 출시된 프라이드 역시 과거 '프라이드의 신화'를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라이드의 성공의 원인으로 기아차는 디자인 개선과 함께 디젤모델을 투입한 경제성을 꼽는다.

지난 2004년 한해 총 2천273대만(월 200대 미만)이 팔린 리오에 비해 프라이드는 출시 이후 현재까지 리오의 1년 판매량에 육박하는 월평균 1천900대 가량을 팔며 소형차 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다.

GM대우는 토스카를 후속편의 성공으로 꼽는다.

과거 레간자의 바통을 이어받아 지난 1999년 12월 첫 선을 보인 매그너스는 2006년 1월 단종될 때까지 월평균 2천30대 가량인 총 15만290대가 팔렸다.

하지만 올 1월 출시된 매그너스의 후속 모델 토스카는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8개월간 월평균 2천860대인 2만2천880대가 판매됐다.

GM대우 관계자는 "연비가 매그너스의 9.5㎞/ℓ에서 10.8㎞/ℓ로 좋아지는 등 성능과 디자인이 좋아진 데다, GM이 만든 이미지 등이 덧붙여진 결과"라며 "또한 환불 마케팅, 중고차 보장 마케팅 등도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의 SM3는 다른 완성차 업체에 비해 급격한 판매량 신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월평균 2천275대이던 판매량이 지난해 8월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SM3 뉴제너레이션 출시 이후 월평균 실적이 20% 가량 증가한 2천680대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