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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자 할머니 "이젠 손자들한테 CD 만들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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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여성e러닝센터 모니터링 요원 최영자 할머니(66) >


    은은한 배경음악 사이로 초등학생 남자 아이들이 야구를 하는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어서 '밝고 건강하게 자라달라'는 영상편지가 화면에 떠오른다.

    지난 5월 최영자 할머니(66)가 CD(콤팩트 디스크)에 담아 두 손자에게 선물한 가슴 뭉클한 어린이날 축하메시지다.

    누구에게 부탁해 만든 것이냐고 묻자 최 할머니는 "밤을 세워가며 직접 만든 작품"이라고 펄쩍 뛴다.

    최영자 할머니는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 산하 경기여성e러닝센터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인사'다.

    컴퓨터를 켜고 이메일을 보내는 것도 쉽지 않은 동년배들과는 달리 엑셀이나 포토샵은 물론 플래시,스위시와 같은 동영상 응용 프로그램까지 능숙하게 다룬다.

    최 할머니는 지난 3월부터 경기여성e러닝센터에서 무료 IT강좌를 들은 후, 성적우수자로 뽑혀 현재 모니터링 요원으로 일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진행되는 강의들을 일일이 모니터링해 학습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강의내용인지,기술적인 개선점은 없는지 등을 꼼꼼하게 체크한다.

    소정의 월급을 받기도 한다.

    e러닝센터 교육운영팀의 이진주 대리(26)는 "이곳에서 온·오프라인으로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여성들이 평균 한 기수당 2000여명에 이른다"며 "특히 지난 7월 초 처음 도입한 모니터 요원은 신청자들이 몰려 약 30개 항목으로 엄정하게 평가했다"고 귀띔했다.

    최 할머니가 컴퓨터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약 30년간 초등학교 교사생활을 마치고 역시 교장으로 퇴임한 남편과 함께 편안한 노후생활을 계획하고 있을 때였다.

    우연히 용인시가 주민들을 위해 개설한 무료 정보화교육 프로그램을 알게 되면서 그는 새로운 배움의 길에 도전했다.

    "컴퓨터를 모르니까 요새 젊은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에서 소외되는 느낌이더라구요. 이렇게 늙어서 고립되는구나 두려운 마음도 들었구.세상이 변해서 컴퓨터를 모르면 불편하고 정보도 쉽게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어요."

    처음에는 컴퓨터 운영체제를 이해하는 것도 힘들었다는 최 할머니.그러나 꼬박 일주일에 두 세 차례씩 2년 동안 꾸준히 인근 동사무소 강습실을 찾았다.

    최 할머니는 "덮어놓고 따라하려니까 어렵고 재미가 없었다"며 "좀 더 기초를 튼튼히 하려고 이것 저것 더 공부한다는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된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그는 경기여성e러닝센터가 작년 11월부터 시범운영을 하다가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개설한 무료 IT강좌를 접하고 '이거다' 싶었단다.

    한 과목당 월 20시간을 집에서 컴퓨터로 독학해야 하는데 최 할머니는 '일러스트레이터','플래시'등의 과목을 선택했다.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하루에 5~6시간씩 혼자 컴퓨터 앞에 매달려 있었다.

    "컴퓨터가 시간 잡아먹는 기계라서 잠깐 식사시간을 놓치면 남편이 옆에 와서 큰 기침을 하는 거예요. 시고 사는 친정 어머니도 '그 속에 뭐가 있냐'고 물으시며 들락날락하시구요."

    최근 그는 동영상을 만들 때 저작권 침해 걱정을 할 필요가 없도록 직접 사진을 공부하고 있다.

    최 할머니는 "공원에서 하루 종일 하는 일없이 놀다가 무료 점심을 얻어 먹는 노년층을 보면 마음이 답답하다"며 "노인도 자신의 능력을 계발해 '인생 2모작'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동영상 공모전에 작품도 출품해보고 싶다"며 "또 사진,인터넷,동영상 제작 기술을 상업화해 노인들끼리 작은 회사도 만들어 보는 게 꿈"이라고 덧붙였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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