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고객 덕분에 먹고 산다.

내가 만든 상품과 서비스를 고객이 외면하는 순간 우리는 망한다.

그래서 기업들은 늘 고객이 누구인지,무엇을 원하는지,그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고 있는지,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조사한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점이 있었다.

설문조사 결과는 만족인데 그 결과가 실제 기업의 성장,수익성과는 별 상관관계가 적었기 때문이다.

'1등 기업의 법칙'(프레드 라이켈트 지음,정지택 옮김,청림출판)은 컨설팅 회사 베인&컴퍼니가 충성스런 고객과 기업 성장 사이에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혀낸 책이다.

구체적으로 계량화했고,실용성과 효과성 측면에서 강력한 충성도의 대표지수도 발굴하고 실행 방안까지 제시했다.

핵심은 바로 NPS(Net Promoter Score,순추천 고객지수)다.

개념은 단순하다.

다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현재 거래하고 있는 회사를 친구나 동료들에게 추천할 의향이 얼마나 있는가?" 이에 대한 답변에서 NPS라는 지표를 산출한다.

NPS는 모든 고객이 다음 세 가지 유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추천고객,중립고객,비추천고객이다.

추천고객은 거래 회사와 지속적인 거래를 하며 친구들에게도 구매를 권하는 열성적인 사람,중립고객은 만족하지만 쉽게 경쟁사에 현혹될 수 있는 사람,비추천고객은 좋지 않은 경험으로 불만족해 하는 사람이다.

0에서 10까지의 척도인데 9나 10에 해당하는 것이 열성고객,7이나 8은 중립고객,6 이하는 비추천고객이다.

조사 결과 성장기업의 NPS는 평균 50~80,평균기업의 NPS는 5~10,산업 전반적으로는 마이너스란다.

NPS와 성장률,수익률과는 비례관계가 있다.

이익에는 두 종류가 있다.

좋은 이익과 나쁜 이익이 그것이다.

나쁜 이익은 너무 비싼 가격을 받는 것,부적절한 상품을 강매하는 것,복잡한 가격 체계로 고객을 현혹하는 것 등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높지만 고객과의 관계를 해치고 성장을 방해한다.

또 비추천고객(detractor)을 양산한다.

한 명의 불만족 고객은 인터넷을 통해 1만명의 온라인 친구들에게 불평을 토로한다.

선진 기업들은 이미 이 지표를 도입해서 활용하고 있다.

GE는 지난해 "NPS는 지금까지 본 고객 관계지표 중 최고"라며 도입을 결정했다.

그들의 목표인 5~8%의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충성고객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튜이트는 NPS를 도입해 우선순위를 재설정하고,진척도를 측정하고,고객 로열티를 강화하고 있다.

만일 NPS를 공공조직에 들이댄다면 어떨까? 평가받기를 거부하는 전교조 선생님들에게 적용하면 어떨까?가정에 적용한다면? 생각만 해도 재미있다.

측정할 수 있으면 개선할 수 있다.

측정을 받아들이고,제대로 측정하고,측정 결과를 행동으로 옮기는 순간 모든 조직은 일류가 될 수 있고 계속적인 성장을 보장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높은 NPS 달성 그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성장동력이 될 수도 없다.

이는 고객과의 관계를 측정하는 지표일 뿐이다.

그럼에도 최근 보았던 지표 중 최고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264쪽,1만5000원.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