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미국이 재채기를 해도 세계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지속적인 금리 인상과 인플레 우려로 미국 경제가 급속히 둔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설사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더라도 세계 경제는 순항을 계속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10월21일자)에서 아시아 소비자들의 구매력 증가로 아시아 내수시장이 급속하게 성장,미국이 경기 침체를 겪더라도 아시아 국가들이 세계 경제를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잡지는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볼 때 최근 5년간 글로벌 GDP 성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불과한 반면 아시아 비중은 50%를 넘었다며 이제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글로벌 성장 엔진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급격히 커지는 아시아 소비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인들이 돈을 써대기 시작했다'(Asians are on a spending spree)라는 기사를 통해 검소함으로 상장되던 아시아인들이 본격적인 소비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UBS의 이코노미스트 조나단 앤더슨은 중국의 명목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2%이나 여기에는 1998년 이후 허용된 집 구입을 위한 소비지출과 서비스 부문이 빠져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를 포함할 경우 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크게 높아지며 이 같은 점을 감안한 중국의 실질 소비지출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10%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소비의 성장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것이다.

실제 중국의 가계저축은 지난 10년간 GDP 대비 20%에서 16%로 줄어들었고 인도와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아시아 국가의 가계저축은 1980년대 GDP의 15% 수준에서 오늘날 8%대로 급격히 감소했다.

IMF는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전체에서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이 지난해와 올해 모두 평균 6.3%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으로부터 디커플링 중인 아시아

아시아 국가의 수출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최근 5년간 25%에서 20%로 줄었다.

중국의 대미 수출 비중도 1999년 34%에서 최근 25%로 떨어졌으며 일본의 대미 수출 비중도 1980년대 40%에서 최근 23%대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미국이 경기 침체를 겪더라도 아시아에 대한 영향은 전과 달리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만약 미국의 성장률이 올해 3.5%에서 내년에 1.9%로 낮아지면 아시아의 성장률은 올해 7%를 약간 넘는 수준에서 내년에는 6%를 약간 하회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HSBC는 추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설사 미국의 성장률이 0%가 되더라도 중국 경제는 8%대 성장은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반의 우려와는 달리 미국의 경기 침체가 아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