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올해 경제상황을 '사실상 불황'으로 규정했다.

권 부총리는 20일 한국능률협회 주최로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최고경영자 조찬강연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가 가능하지만 교역조건 악화로 실제 국내에 떨어지는 국민총소득(GNI)은 1.5% 증가에 그칠 것"이라며 "이는 사실상 불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경제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잠재성장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경기 낙관론을 유지해왔다.

노무현 대통령도 지난 8월 말 KBS 대담에서 "경제는 좋은데,민생만 어렵다"며 경제 상황이 양호하다고 강조했었다.

권 부총리가 이례적으로 경기불황을 인정한 것은 정부가 거시경제정책 기조를 경기부양 쪽으로 틀기 위해 수순 밟기에 들어간 것이란 분석이다.

권 부총리는 또 "우리 경제 성장률은 올해 3분기 4.6%,4분기 4.0%로 전망되는데 내년 1분기로 가면서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북핵 문제 등의 불확실성이 있으므로 지금은 거시경제정책에서 일정 부분 새로운 조율이 필요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거시경제정책 조합은 여러 가지 생각해볼 수 있는데 일단 예산은 경기중립적이지만 재정 조기집행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공장증설과 관련,권 부총리는 "투자계획을 제출한 8개 기업 중 종래 수도권 규제완화만으로 가능한 4개 기업의 투자계획은 11월12일까지 결론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