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미국 조지아공장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에 나섰다.

기아자동차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서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소니 퍼듀 조지아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지아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기아차는 조지아공장에 10억달러를 투입,연산 30만대 규모로 건설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오는 2009년 조지아공장이 완공되면 중국 제1공장(연산 13만대)과 올해말 가동에 들어가는 슬로바키아공장(30만대),내년말 완공되는 중국 제2공장(30만대)을 합쳐 연산 103만대의 해외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대차의 해외생산능력 역시 2009년께 200만대 규모로 확대되는 만큼 현대·기아차그룹은 국내 320만대,해외 30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게 된다.


기아차,글로벌 메이커 도약 전기

기아차가 미국에 공장을 세운 이유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현지 생산체제 구축이 필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북미시장의 자동차 판매대수는 모두 1855만대.전세계 판매량의 29%에 달한다.

글로벌 메이커가 되기 위해선 북미시장을 외면할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원·달러 환율 급락 여파로 수출 채산성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현지생산 체제 구축외엔 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해외에 공장을 세우면 환율 리스크가 근본적으로 해결된다”며 “현지공장이 설립되면 통상마찰도 막을 수 있는데다 물류비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또 조지아공장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연산 30만대)과 134km 거리에 있는 만큼 부품 공유 등 상당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10년에 북미시장 판매량을 현대차 100만대,기아차 65만대 등 모두 165만대(시장점유율 8.5%)로 끌어올려 북미시장 5위 메이커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북미시장 판매대수는 82만대(현대차 52만대·기아차 30만대)였다.

현대차그룹 글로벌 경영 가속화

검찰 수사로 인해 지지부진했던 조지아공장이 착공됨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글로벌경영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현재 현대·기아차의 생산규모는 400만대 수준.이중 해외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106만7000대에 불과하다.

해외생산 비중이 60%가 넘는 폭스바겐 혼다는 물론 GM(46.7%) 도요타(37.3%)에 비해서도 턱없이 낮은 수치다.

현대·기아차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몇년동안 글로벌 생산거점 구축작업에 매달려왔고,하나씩 결실을 보고 있다.

연말께 본격 가동될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을 시작으로 2009년까지 현대차의 중국2공장,인도2공장,체코공장과 기아차의 중국 제2공장,조지아공장 등이 줄줄이 들어서면 해외생산 비중이 48%까지 오를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했다.

웨스트포인트(미 조지아주)=하영춘 특파원·오상헌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