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들의 석유 민족주의가 강화되면서 서방 석유 메이저들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AFP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중남미 러시아 중동 등에서 자원 국유화 조치와 독자적인 자원개발이 잇따르면서 석유 메이저들의 영향력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중남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앞장선 석유 국유화 바람이 볼리비아로 이어졌다.

여기에 오는 11월26일 치러지는 에콰도르 대통령선거 결선 투표에 진출한 좌파 후보 라파엘 코레아도 당선되면 "다국적 석유 메이저들과의 계약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이 계약들이 대부분 에콰도르의 석유 자원을 강탈하는 잘못된 것이라며 석유 민족주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러시아도 석유 메이저들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있다.

로열더치셸과 토털 등이 참여해온 사할린 유전 개발에 제동을 건데 이어 국영 에너지기업 가즈프롬은 바렌츠해 자원 개발 프로젝트에 외국 회사의 참여를 배제하고 독자 개발을 추진키로 했다.

중국이 급속한 경제성장에 필요한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자원 사냥'에 나서고 있는 것도 석유 메이저들엔 부담이 되고 있다.

지구상의 한정된 자원 가운데 석유 메이저들에 돌아오는 몫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