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외 여건이 어느 때보다 양호하다는 평가다.

미국 증시가 펀더멘털의 긍정적 변화를 수반하고 의미 있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일본 정부는 이미 최장기 경기 확장 국면임을 예고했다. 중국 기업의 대규모 기업공개(IPO)도 올해 안에 계획된 것이 없으며 이머징마켓에서는 인도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 눈길을 끌었다.

따라서 한국 증시의 큰 방향은 글로벌 증시 흐름에 동조할 것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삼각편대의 현황과 시사점

23일 대우증권 한요섭 연구원은 "지난 주 美 다우지수가 양호한 실적 발표와 경제 지표 호조에 힘입어 처음으로 1만2000선을 돌파했고 일본의 경우에는 최장기 경기 확장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2년 2월부터 시작된 일본의 경기 확장 국면은 전후 최장기 호황을 기록했던 이자나기 경기(1965년 11월~1970년 7월)를 뛰어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또 중국 정부의 긴축 정책과 대규모 기업공개에도 불구하고 중국 관련 지수 추이가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 중국 증시의 향방이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호전시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기대됐다.

한 연구원은 "한국을 둘러싼 대외 여건이 어느 때보다 양호한 상황이나 국내 증시만 뒤쳐지고 있는 형국"이라며 "북핵 리스크 등 부정적 요소에만 우리의 시각이 머무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기업들의 실적 방향성이 미국 기업들보다 더 좋은 상황이다"며 "국내 기업들은 올해 2분기를 바닥으로 국내 기업들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고 국내 경기도 내년 1분기를 저점으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동양종금증권도 인플레 압력의 완화와 주택경기의 급강하 진정, 선행지수의 상승 반전 등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이슈의 긍정적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인플레 압력이 완화되면서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버블 붕괴의 후유증을 낳을 것만 같았던 미국 주택경기가 안정을 되찾아 경기 연착륙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가 국내 증시의 중장기 낙관론에 힘을 실어 주고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지표가 확대되면서 미국 증시의 긍정적 여파가 잦아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증시 내부적으로도 수요기반 약화와 거래량 지표의 정체가 부담스럽다는 진단을 내놨다.

▲ 인도증시 강세..다행스러운 현상

지난주 다우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요국 증시 전반이 오름세를 기록했으나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인도 증시의 사상 최고치 경신이라고 한국투자증권은 강조했다.

한국 김학균 연구원은 "인도증시의 강세가 지난 2분기중반부터 3분기초까지 조정국면에서 강화됐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완화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증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자산 선호가 완화되고 있다는 것은 북한 핵 문제라는 잠재적 위험을 안고 있는 한국 증시에 다행스러운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원자재 보유국과 수입국 주가의 차별화 역시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 완화는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이머징마켓 시장에 긍정적인 환경을 마련해 준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