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가 프리미엄급 트래디셔널 캐주얼로 패션 브랜드 고급화의 승부수를 던졌다.

21일 서울 대흥동 이화여대 앞 사거리에 가격정책이나 매장 구성,마케팅 기법 등을 기존 저가 브랜드(브렌따노,언더우드,헌트 등)와 차별화한 '프리치(로고)' 1호점을 연 것.이 매장은 지난 주말 하루 평균 15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이랜드는 그간 패션부문에서 기존의 저가 이미지를 벗기 위해 고가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업체(데코,네티션닷컴)의 M&A(인수·합병)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성장 전략이 한계에 이르자 '전략 브랜드' 육성으로 방향을 틀었다.

패션 대기업 간 여성복업체 인수·합병전이 치열해져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이화여대앞은 박성수 회장이 1980년 그룹의 모태가 된 의류매장 '잉글런드'를 차린 곳으로 이랜드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랜드가 '브랜드 고급화'의 신호탄이 된 '프리치' 1호점을 이곳에다 연 것은 이런 상징적인 의미도 담았다.

프리치는 여러가지 면에서 '이랜드답지 않은' 브랜드다.

셔츠 한 벌에 6만9000원,바지 8만9000원,재킷은 17만9000원 등의 가격을 책정해 이랜드의 다른 캐주얼 브랜드 가격대에 비해 두 배나 비싸다.

최고급 트래디셔널 캐주얼인 빈폴,폴로의 80% 수준에 달한다.

1호점은 '플래그십 스토어' 개념을 도입해 패션매장에 패밀리 레스토랑을 합친 신개념 매장으로 꾸몄다.

플래그십 스토어 전략은 주로 고가 브랜드들이 '고급·명품'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프리치 브랜드전략팀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사업에 주력하던 기존 브랜드와 달리 프리치는 일단 서울 명동,코엑스몰,대구 동성로,부산 광복동 등 전국 주요 상권에 플래그십 개념의 직영점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가 형성되면 백화점 입점,대리점 사업 등을 펼쳐 100개까지 매장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