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HR Forum 2006] 인재가 미래다 (1) .. 범생이ㆍ마당쇠를 창조적인 인재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국의 억만장자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가 직접 출연하는 리얼리티 쇼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는 오늘날 미국 기업이 인재 헌팅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점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이 TV 프로그램에선 16명의 도전자들이 13주 동안 각종 테스트를 통해 경영 능력을 검증받는데 매주 패배한 팀의 팀원 한 명씩이 탈락한다.
최후의 승자는 엄청난 액수의 연봉을 보장받고 1년간 도널드 그룹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는 기회를 거머쥔다.
재미 있는 것은 이들이 풀어야 하는 과제.길거리에서 레모네이드 많이 팔기,1000달러로 벼룩 시장에서 장사하기,낡은 아파트를 개조해 임대하기,레스토랑 1일 경영 등 그야말로 다양하다.
승자와 패자는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치밀한 사업 계획, 빠른 판단력과 리더십에서 갈린다.
인재(brain power)의 개념이 변하고 있다.
세계 일류 기업들이 우수한 인적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지금 인재의 정의는 확연히 진화했다.
토지와 천연 자원,자본 등이 핵심 자원이었던 과거 경제사회에서 21세기 지식기반 글로벌 경제사회로 전환하면서 기업과 사회의 요구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인재'는 '수재'나 '영재'와 차별화된다.
사전적 의미는 모두 '재주나 능력이 뛰어난 사람'으로 엇비슷하다.
그러나 수재나 영재가 천성적으로 머리(지적 능력)가 탁월한 '선택받은 소수의 엘리트'를 일컫는다면 오늘날의 인재는 교육과 경험을 통해 후천적으로 육성 가능한 인적 자원에 더 가깝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현대 사회에서 인재는 '미래에 맞닥뜨릴 복잡한 문제에 대해 새로운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창조적이고 변화에 유연한 동시에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 만큼 영리해야 한다는 조건도 첨가된다.
'연금술사'라는 베스트 셀러로 유명한 브라질 출신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오 자히르'에는 사과 다섯 개를 사러 갔다가 두 개만 들고 온 아이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만약 누군가 '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라고 질문한다면 어떤 답이 돌아올까.
물론 '정답'은 없다.
그 아이는 사과를 잃어버렸거나 다른 사람에게 주었을 수도, 혹은 오는 길에 세 개를 먹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흉년으로 사과 값이 올라 돈이 모자랐거나 보통 등급의 사과 다섯 개 대신 최상급 품질의 사과 두 개를 샀을 수도 있다.
천편일률적인 모범 답안과 판에 박힌 지식, 노동적 근면성 대신 '열린 사고'와 '유연성'으로 이런 답변을 할 수 있는 인재가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세계는 이미 이런 인재를 찾거나 육성하는 일에 '올인'하고 있다.
미국의 시장 조사기관인 양키 그룹(Yankee Group)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2300여개 이상의 기업들이 어떤 형태로든 인재를 관리하는 기법을 도입했다.
이 기관은 인력 교육 및 관리 체계에 대한 시장 규모가 2009년까지 두 배 가까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컨설팅업체 아온(Aon)사는 최근 기업 조사 보고서에서 기업 내 최고 연봉자 '톱5' 안에 들어가는 인적 자원(HR) 관련 부서의 간부들을 172명이나 소개했다.
기업들이 타고난 인재를 영입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원들 중 상당수를 인재로 키우고 관리하는 것에 중요성을 두고 있다는 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예다.
국내에서도 이미 각자의 요구에 적합한 인재를 골라내겠다는 기업과 대학의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취업포털 커리어의 김기태 대표(36)는 "그동안 입사 지원자의 학벌(대학 이름)과 전공,학점 등 소위 객관적인 수치가 '훌륭한 신입 사원'을 선별하는 잣대였다면 이제는 상황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무기명으로 면접을 치른다거나 각종 과제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잠재력과 실력을 검증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 입학에서도 수치로 환산할 수 있는 학력 이외의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서울대 등 국내 주요 대학들은 학생 개개인의 특기와 적성 등 보이지 않는 개인 능력을 평가하는 전문가인 '입시 사정관(Admission Officer)'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은환 수석 연구원(42)은 "최근에는 탁월한 인재 자체를 뽑는 것 이외에도 평범한 사람을 데려다 인재로 키우는 것이야말로 인적자원 관리(HRM)를 진짜 잘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도 소위 아이비 리그 출신들을 무작정 선호하던 표준화된 모범 인재 선발에서 벗어나는 과도기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미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인재로부터 야기되는 각종 기술 특허와 비즈니스 노하우 등 '만질 수 없는' 기업의 자산이 미국 S&P 500 기업 가치의 7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며 "어떤 인재를 원하며 이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우리 사회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핵심 화두"라고 강조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이 TV 프로그램에선 16명의 도전자들이 13주 동안 각종 테스트를 통해 경영 능력을 검증받는데 매주 패배한 팀의 팀원 한 명씩이 탈락한다.
최후의 승자는 엄청난 액수의 연봉을 보장받고 1년간 도널드 그룹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는 기회를 거머쥔다.
재미 있는 것은 이들이 풀어야 하는 과제.길거리에서 레모네이드 많이 팔기,1000달러로 벼룩 시장에서 장사하기,낡은 아파트를 개조해 임대하기,레스토랑 1일 경영 등 그야말로 다양하다.
승자와 패자는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치밀한 사업 계획, 빠른 판단력과 리더십에서 갈린다.
인재(brain power)의 개념이 변하고 있다.
세계 일류 기업들이 우수한 인적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지금 인재의 정의는 확연히 진화했다.
토지와 천연 자원,자본 등이 핵심 자원이었던 과거 경제사회에서 21세기 지식기반 글로벌 경제사회로 전환하면서 기업과 사회의 요구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인재'는 '수재'나 '영재'와 차별화된다.
사전적 의미는 모두 '재주나 능력이 뛰어난 사람'으로 엇비슷하다.
그러나 수재나 영재가 천성적으로 머리(지적 능력)가 탁월한 '선택받은 소수의 엘리트'를 일컫는다면 오늘날의 인재는 교육과 경험을 통해 후천적으로 육성 가능한 인적 자원에 더 가깝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현대 사회에서 인재는 '미래에 맞닥뜨릴 복잡한 문제에 대해 새로운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창조적이고 변화에 유연한 동시에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 만큼 영리해야 한다는 조건도 첨가된다.
'연금술사'라는 베스트 셀러로 유명한 브라질 출신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오 자히르'에는 사과 다섯 개를 사러 갔다가 두 개만 들고 온 아이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만약 누군가 '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라고 질문한다면 어떤 답이 돌아올까.
물론 '정답'은 없다.
그 아이는 사과를 잃어버렸거나 다른 사람에게 주었을 수도, 혹은 오는 길에 세 개를 먹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흉년으로 사과 값이 올라 돈이 모자랐거나 보통 등급의 사과 다섯 개 대신 최상급 품질의 사과 두 개를 샀을 수도 있다.
천편일률적인 모범 답안과 판에 박힌 지식, 노동적 근면성 대신 '열린 사고'와 '유연성'으로 이런 답변을 할 수 있는 인재가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세계는 이미 이런 인재를 찾거나 육성하는 일에 '올인'하고 있다.
미국의 시장 조사기관인 양키 그룹(Yankee Group)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2300여개 이상의 기업들이 어떤 형태로든 인재를 관리하는 기법을 도입했다.
이 기관은 인력 교육 및 관리 체계에 대한 시장 규모가 2009년까지 두 배 가까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컨설팅업체 아온(Aon)사는 최근 기업 조사 보고서에서 기업 내 최고 연봉자 '톱5' 안에 들어가는 인적 자원(HR) 관련 부서의 간부들을 172명이나 소개했다.
기업들이 타고난 인재를 영입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원들 중 상당수를 인재로 키우고 관리하는 것에 중요성을 두고 있다는 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예다.
국내에서도 이미 각자의 요구에 적합한 인재를 골라내겠다는 기업과 대학의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취업포털 커리어의 김기태 대표(36)는 "그동안 입사 지원자의 학벌(대학 이름)과 전공,학점 등 소위 객관적인 수치가 '훌륭한 신입 사원'을 선별하는 잣대였다면 이제는 상황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무기명으로 면접을 치른다거나 각종 과제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잠재력과 실력을 검증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 입학에서도 수치로 환산할 수 있는 학력 이외의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서울대 등 국내 주요 대학들은 학생 개개인의 특기와 적성 등 보이지 않는 개인 능력을 평가하는 전문가인 '입시 사정관(Admission Officer)'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은환 수석 연구원(42)은 "최근에는 탁월한 인재 자체를 뽑는 것 이외에도 평범한 사람을 데려다 인재로 키우는 것이야말로 인적자원 관리(HRM)를 진짜 잘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도 소위 아이비 리그 출신들을 무작정 선호하던 표준화된 모범 인재 선발에서 벗어나는 과도기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미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인재로부터 야기되는 각종 기술 특허와 비즈니스 노하우 등 '만질 수 없는' 기업의 자산이 미국 S&P 500 기업 가치의 7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며 "어떤 인재를 원하며 이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우리 사회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핵심 화두"라고 강조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