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3.4분기에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올렸다는 평가 속에 오랜만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26일 오전 11시28분 현재 하이닉스[000660] 주가는 6거래일 만에 오름세로 전환해 전날보다 1.13% 오른 3만5천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이닉스는 이날 해외법인을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 3.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9천660억원, 4천53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각각 18%, 17%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3천900억원으로 역시 17% 늘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도 지난 2.4분기와 같은 23%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작년 동기와 비교해선 매출은 23%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 26% 하락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한 것은 계절적인 수요 증가에 따라 D램 시장의 호조세가 지속됐으며, 낸드플래시 또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안정세를 보였기 때문.
그러나 최근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중국 현지 법인이 적자를 나타냄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전 분기에 비해 개선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하이닉스의 3.4분기 실적은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은 아니며 시장 예상치와 일치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으며 4.4분기 실적도 개선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민희 동부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영업이익의 시장 컨센서스가 4천억원 중반대로 실제 실적 결과도 이와 비슷하다"며 "중국 법인 요인을 감안해도 실적 자체는 나쁘지 않으며 4.4분기 영업이익은 6천억원 수준으로, 이번 분기 대비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번 3.4분기 순이익은 소송관련 충당금 등으로 예상 수준에 못 미쳤으나 영업실적은 D램 업황이 호조세를 보였고 낸드플래시부문도 시장 우려와는 달리 긍정적인 수준을 유지해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4.4분기에도 D램 업황은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적 역시 개선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 5만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선임연구원도 "D램 가격 상승과 낸드 플래시 가격 안정화 등 업황 호조 영향으로 매출은 큰 폭으로 늘었지만 중국 공장 가동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으로 영업이익률은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에 그쳤다"며 "중국 공장 관련 비용은 일시적인 요인이고, 4.4분기에도 메모리 경기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4.4분기부터는 실적 개선 속도가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올 연말까지 하이닉스 주가 흐름은 그다지 밝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 개선에 따른 펀더멘털은 긍정적이지만 12월과 1월이 전통적으로 비수기인데다 국내외에서 내년 1.4분기에 메모리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제기됨에 따라 하이닉스 주가를 둘러싼 투자심리는 부정적이기 때문.
민후식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4분기 실적은 전 분기에 비해 더욱 개선될 것이나 앞으로 1월까지 메모리 시장이 비수기라는 점과 D램과 낸드플래시 부문의 가격이 꺾일 것이라는 전망 탓에 주가는 단기적으로 쉬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D램, 낸드플래스 가격 변동에 주목하되 6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볼 때 기관 등의 투자가들은 이번 박스권 등락 국면에 주식을 사두면 향후 주가 상승의 기회를 엿볼 수 있다"며 "목표주가 4만4천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다"고 전했다.

동부증권의 이 연구원도 "4.4분기 실적 개선 요인은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평가되나 1.4분기 가격 하락 우려가 확산되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당분간 메모리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가는 올 연말까지 3만원 안팎의 박스권에서 횡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