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대두 소맥(밀) 등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세를 지속,국내 식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 곡물을 수입해 전분 식용유 밀가루 등을 만드는 대상㈜ CJ 대한제분 등은 원가 상승에 따른 출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가격 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이들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밀가루 식용유 등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는 각종 식품·과자류의 가격 인상도 배제할 수 없어 연쇄 물가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다급해진 정부는 27일 정부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곡물류의 할당관세 인하를 검토키로 의견을 모으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급등하는 국제 곡물 가격

농림부는 올해 세계 곡물 생산량이 가뭄 등으로 19억6700만t에 그쳐 2004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반면,내년 세계 곡물 소비량은 20억4300만t으로 1975년 이후 최고 수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질 것이란 얘기다.

설상가상으로 세계 곡물 재고량도 급락하고 있다.

내년 세계 재고량은 3억1900만t으로 1982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질 것으로 정부와 관련 업체들은 보고 있다.

미국산 옥수수를 수입,전분을 만들어 공급하는 대상㈜ 관계자는 "미국산 옥수수는 1년 전 t당 150~160달러 선에 거래됐으나 지금은 210~220달러에 매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농림부에 따르면 국제 밀 가격은 호주 미국 등 주요국의 생산량 감소로 인해 1년 전에 비해 38%,옥수수는 33% 각각 상승했다.

◆밀가루 등 가격 이미 오름세

윤제홍 한국동아제분 구매과장은 "연초 t당 130~150달러였던 밀 수입가격이 최근 190~200달러로 상승했다"며 "밀가루의 대리점 납품가격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소매업소에선 이미 밀가루 가격을 올려받고 있다.

서울 석계동의 중국음식점 '락궁'의 이동기 사장은 "밀가루 20kg 한 포대를 대리점에서 올 8월부터 작년보다 10%가량 오른 15만원에 구입하고 있다"며 "그 여파로 주변 중국집들은 한 그릇에 3000원씩 받던 자장면을 3500원으로 올렸다"고 말했다.

식용유의 원재료인 대두 수입가격이 올초 t당 260달러에서 최근 300달러로 13% 상승하면서 식용유 가격도 요동치고 있다.

이두용 맛나라 한식점 사장은 "9월 초 1만5000원이던 식용유 18ℓ들이 캔 한 통을 지금은 1만7000원에 대리점에서 구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할당관세 인하 등 대응 고심

정부는 밀가루는 석 달 안에 약 20% 이상,전분은 6개월 내에 15% 이상의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밀과 옥수수 등 수입가격 상승폭이 큰 품목에 대해서는 할당관세 인하를 검토하기로 했다.

남궁덕·장성호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