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27일 당진 일관제철소를 착공함으로써 현대차그룹은 일관제철소 건립이라는 숙원을 30년 만에 이루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당진 일관제철소 건립으로 철강에서 자동차에 이르는 수직생산 체제를 구축,자동차 품질 향상과 가격 안정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업계는 현대제철이 2011년 700만t(2015년엔 1200만t)의 쇳물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면 30년간 이어져온 '포스코의 용광로(고로) 독점체제'가 경쟁체제로 대체된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대차그룹,'쇳물부터 자동차까지'

현대차그룹은 당진 일관제철소 착공으로 1977년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발표했던 일관제철소 건립 계획을 30년 만에 실현시켰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쇳물·열연코일)→현대하이스코(자동차용 강판)→현대·기아차(자동차)'에 이르는 수직 생산체제를 갖추게 됐다.

자동차용 강판이 자동차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로서 역할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우수한 품질의 원자재를 제때 조달함으로써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올릴 수 있게 됐다.

현대차그룹이 박사급 350명이 투입되는 차세대 신기술 자동차용강판 연구개발을 위한 철강연구소를 일관제철소 부지 옆에 건설키로 한 것도 이런 이유다.

일관제철소 복수 경쟁시대로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는 포스코의 포항·광양제철소에 이어 세 번째,기업으로는 두 번째다.

용광로를 가진 일관제철소의 복수 경쟁시대가 열린 셈이다.

철강업계는 향후 복수 일관제철소 체제가 정착되면 조선 기계 가전 자동차 등 철강 수요업체의 원자재 구매 선택의 폭과 조달의 안정성이 상당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또 철강재의 수입 대체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열연강판 슬래브 등 주요 철강재를 연 800만t가량 수입하고 있다.

따라서 당진 일관제철소가 최종 완공되면 연 4조원(2015년 이후 연 7조원)의 수입 대체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7조5000억원 투자,일자리 15만개 창출

현대제철의 당진 일관제철소는 2011년까지 고로 1,2기를 완공해 연산 700만t 규모를 갖추게 된다.

이렇게 되면 현대제철은 조강생산능력 1750만t으로 세계 10위권의 철강업체로 도약하게 된다.

현대제철은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15년까지 당진 일관제철소의 규모를 연산 1200만t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단계 확장사업이 예정대로 이뤄지면 현대제철의 철강업계 순위는 세계 6위로 급부상하게 된다.

현대제철은 이를 위해 2011년까지 5조24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2015년까지는 모두 7조5000억원이 투자된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로 2011년까지 7만8000명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사업이 최종 마무리되는 2015년에는 15만명의 고용효과를 거두게 된다.

일관제철소 건설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17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진=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