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원군 강외면에서 하사용(77.강외 정중리) 할아버지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일푼으로 시작해 '전답 1만평'의 목표를 일군 인간승리의 주인공이자 한 번 쓰고 버린 종이컵을 모으는 분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도 중퇴할 만큼 가정환경이 어려웠던 하 옹의 어릴 적 목표는 내 땅을 가져보는 것.
땅 한 평 없는 것에 한이 맺혔었다는 그는 머슴살이, 고물장사, 엿장수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면서 저금을 생활화했고 땅도 조금씩 불려 나갔다고 한다.

하 옹은 "움막집을 짓고 살던 시절 목표가 땅 1만 평을 갖는 것이었는데 2000년에 꿈을 이뤘다"고 회고했다.

'티끌모아 태산'의 기적을 창조한 셈.
근검 절약과 저축 습관이 몸에 배다 보니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금융권 통장만도 300개 정도라는 것이 그의 귀띔이다.

엄청난 통장 개수보다 놀라운 것은 그가 15년간 모은 폐 종이컵의 분량이다.

하 옹은 자원 재활용으로 환경오염도 줄이고 불우한 환경의 학생들도 돕기 위해 15년 전부터 인근 지역인 조치원을 비롯한 관공서와 거리 자판기에서 폐 종이컵을 수거하고 있는데 그 동안 과일박스 기준으로 2만상자(약 100만개)를 모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모은 종이컵에는 호박.오이.참외.토마토.가지 등 각종 채소 모를 심어 기른 뒤 시장에 내다 팔았다.

역시 은행에 맡겨둔 종이컵농사 수익금이 4천만 원 정도인데 올 겨울부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쓸 작정이다.

억척스러운 저축 생활로 동탑산업훈장을 포함해 상을 수도 없이 받았고 강연 활동도 활발하게 병행하고 있는 하 옹.
하 옹은 근검절약을 실천하고 장학사업을 추진한 공로로 31일 제43회 저축의 날을 맞아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게 된다고 한국은행 충북본부가 30일 전했다.

이날도 종이컵을 주웠다는 하 옹은 "가난은 나의 적이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다"면서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는 요즘 세태가 문제다.

스스로 정신 무장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