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상품이든 미술품이든 추억이나 상실,망각 같은 감수성을 '채색'해야 뜨는 것 같아요.

감수성이야 말로 예술적 상상력의 원천이기 때문이지요.

중국 특유의 감수성을 작품에 반영했더니 미국 유럽 아시아 컬렉터들이 제 그림을 찾더라고요."

한국에서 첫 개인전(아트사이드갤러리·11월1~20일)을 갖기 위해 서울에 온 중국 화가 장 샤오강(48)은 31일 "뉴욕 홍콩 런던 경매시장에서 내 작품의 가격이 상한가를 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중국인들의 옛 향수를 화폭에 담아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이름 앞에는 '중국 최고의 블루칩 작가'라는 말이 붙어다닌다.

올해 9월 홍콩 소더비에서 1998년작 '대가족'이 874만4000홍콩달러(약 10억8000만원),지난달 런던 크리스티경매에서 1995년작 '대가족'이 76만9600파운드(약 13억8000만원)에 팔려 중국작가 중 최고 낙찰가를 기록했다.

"아시아 연예계에서는 한류(韓流)열풍이 불고 있지만 세계 미술시장에서는 한류(漢流)바람이 일고 있습니다.

미국 유럽 등지의 컬렉터들은 이미 중국 미술품을 주식이나 부동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체 투자자산으로 사들이고 있지요.

중국 미술의 인기에는 '차이나 프리미엄'이 한몫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중국 경제가 용틀임하다 보니 미술도 주목을 받는 거죠.여기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역시 중국 미술 투자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고 봅니다."

그는 문화의 중심이 미국과 유럽에서 이제는 아시아로 옮겨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미술에서도 '차이나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예술은 현실을 이야기할 때 진정한 의미를 갖지요.

중국인들은 급속한 자본주의 문화 유입 때문인지 뭔가 몽롱하고 불안한 심리 상태입니다.

옛날 향수와 감수성을 갈망해요."

그가 2003년 이후부터 작품의 주제를 '망각과 기억'으로 정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중국의 감수성을 깨우기 위해 그는 어머니와 딸의 흑백 가족사진을 작품 모티브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대가족' 시리즈 및 '혈연' 시리즈에 이어 2003년부터 작업하고 있는 '망각과 기억' 시리즈 등 유화 13점과 판화 15점이 소개된다.

장 샤오강은 1958년 중국 쿤밍 출생으로 1982년에 스촨미술대를 졸업했으며 현재 베이징에 거주하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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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