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본사가 2004년 2월 외환카드를 합병하기에 앞서 감자(자본 감축)설을 퍼뜨려 주가조작에 개입한 혐의가 검찰에 의해 확인됐다.

이에 따라 7개월여 진행된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수사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특히 론스타측의 불공정거래 혐의가 재판에서 사실로 최종 확정될 경우 론스타는 금융회사 대주주 자격을 박탈당하기 때문에 외환은행 매각작업도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31일 대검 중수부 발표에 따르면 유회원 론스타 어드바이저 코리아 대표는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 등 론스타 본사가 선임한 외환은행 사외이사 3명과 공모,감자설을 퍼뜨려 외환카드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외환카드 주가는 이들의 감자설로 눈에 띄게 폭락했다.

2003년 11월10일 이전 6000원대이던 외환카드 주가(종가)는 20일 4280원으로 내려간 이후 7일간 폭락해 26일에는 2550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외은은 싼값에 외환카드 지분을 매입,합병했다는 혐의를 받았으며 금융감독위원회는 이 같은 정보를 지난 4월 검찰로부터 제공받아 조사를 벌여왔다.

채동욱 수사기획관은 "유회원 대표와 공모한 사외이사 3명의 출신을 확인해 보라"는 말로 론스타 본사가 주가조작을 직접 지시했음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론스타측의 불공정행위가 재판을 통해 확인될 경우 론스타는 은행법에 의해 금융회사 대주주 자격을 잃게 된다.

이 경우 론스타는 6개월 내에 10% 이상의 지분을 모두 팔아야 하는 주식 강제매각 명령을 받게 돼 정상적인 매각이 어렵게 된다.

따라서 론스타는 외은 지분 매각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향후 국민은행과의 매각 협상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분석도 이래서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론스타가 주가조작에 개입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설령 검찰 수사 결과 이 혐의가 확인된다 해도,법원에서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때문에 그 사이에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로써 론스타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셈이다.

검찰은 그러나 당시 정권 실세의 외압설 등 핵심쟁점은 밝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용두사미 수사'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채동욱 수사기획관도 이를 의식한 듯 "헐값매각 의혹과 관련해 당시 지휘라인에 있던 고위 관계자들을 아무 제한없이 조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직접 조사하지 않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정관계 인사에 대한 추가 소환 등이 줄을 이을 예정이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 론스타 수사일지 ]

△2006.3.4 감사원,외환은행 매각 관련 감사 착수

△4∼5월 엘리어트홀딩스 박순풍 대표 등 구속

△5.9 유회원 론스타 코리아 대표,오성일 전 허드슨 코리아 자산관리팀장 구속영장 청구,기각

△6.14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구속

△7.28 정헌주 허드슨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 구속영장 청구,기각

△9.27 증선위,외환카드 주가조작 검찰 통보

△10.31 유회원 대표 구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