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복 국가정보원장 내정자가 3일 "이번 간첩사건을 법과 원칙,사실과 증거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관련 수사 지휘라인에 당부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 내정자는 이날 오전 내정자 신분으로 첫 업무보고를 간첩사건 수사팀으로부터 받고 "일선 수사관들에게 수사 이외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말고 수사하기 바란다는 뜻을 전해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이번 수사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 수사를 흐지부지할 경우 국정원의 위상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원내에 팽배해 있는 상태"라며 "김 내정자도 이번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국정원 관계자도 "김 내정자가 30년 이상 안보현장에서 일했기 때문에 안보에 대한 신념이 누구보다 확고하다"며 "국정원장 교체로 수사가 위축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는 기우"라고 강조했다.

김 내정자는 지난 1일 내정자 발표 뒤 김승규 원장을 만나서도 "이번 사건을 확실히 매듭짓겠다"고 다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번 사건 수사의) 시작은 원장님이 하셨지만 확실히 마무리하는 것은 저의 책임"이라며 "우리 원의 명예와 제 개인의 명예를 걸고 수사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장은 "알았다.

잘해 보자"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에서는 이런 일련의 발언이 '코드 인사'인 김 내정자가 국정원장이 되면 간첩수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국정원은 이번 사건 관련 용의자들의 구속수사 기간을 연장한 데 이어 다음 주말께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