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중인 회사측이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주식 관련 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소수 주주들의 이익침해로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와 향후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은 최근 코스닥 상장기업인 코스프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인 브릿지사모펀드가 현 경영진을 상대로 제기한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 들였다.

코스프는 당초 지난 1일 일반 공모를 통해 19억9000만원 규모의 BW를 발행키로 결의했다.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이 주당 730원인 점을 감안하면 모두 272만여주에 해당되며,나중에 신주인수권이 행사될 경우 총주식 수의 6.94%가 늘어나게 된다.

브릿지사모펀드는 코스프가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BW를 일반 공모가 아닌 특정 제3자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이번 BW발행은 채무자의 경영권 분쟁상황 하에서 회사의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는 목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불공정한 방법에 의해 발행되는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법원 판결에 따라 코스프는 3일 이뤄질 예정이던 BW의 청약과 납입을 무기한 연기했다.

브릿지사모펀드는 당초 지난달 코스프 지분 18.35%를 확보하면서 이 회사에 대한 경영권 인수를 선언했다.

이후 주요주주인 피앤씨인터내셔널 등과 공동보유에 합의하면서 지분율이 27.38%로 증가했으며,코스프 경영진 교체를 위해 임시 주총소집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지난달 말 주총 표대결에서 안건으로 제기한 정관변경과 새 이사진 선임건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