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게임 업계의 양대 주자인 엔씨소프트웹젠이 상반된 3분기 실적을 내놨다.

시장 기대를 뛰어넘어 턴어라운드를 보인 엔씨소프트는 '게임 대장주'로의 복귀 가능성이 나오는 반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웹젠에 대해선 여전히 보수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 턴어라운드 성공한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9일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849억원에 영업이익 174억원,순이익 128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 줄었으나 영업이익 증가율은 944%에 달했다.

특히 2분기 2억원 적자였던 순이익이 큰 폭의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비용구조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본사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도 568억원과 143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인 555억원,128억원을 크게 상회했다.

회사측은 미국 일본 등의 '리니지2' 사용자 증가와 영업비용 감소가 실적 개선의 주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2분기엔 '오토 어썰트' 게임의 일시상각 112억원을 반영했지만 3분기는 특별 상각 요인이 없었던 점도 일조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비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과거 게임 수와 비례해 늘어나던 개발자 인력 구조를 바꿔 영업이익률 20%선을 유지하겠다"며 "내년에는 '아이온'과 '타블라라사' 등 대작 게임들을 유료화할 예정이어서 수익 개선이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으로 그동안 비용통제와 관리 등의 측면에서 제기돼왔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성공했다"면서 "다만 과거와 같은 게임 대장주 복귀는 후속작인 '아이온'의 유료화 성공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은 "2분기가 실적 저점이었음이 드러났으며 4분기는 '길드워' 서비스로 더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10일부터 열리는 G스타 게임전시회에서 첫선을 보이는 '아이온'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명예 회복의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 빛바랜 웹젠

반면 한때 '리니지'와 경쟁을 벌였던 웹젠은 '뮤'의 이용자 급감과 차기작 흥행 부진으로 과거 명성이 무색할 정도의 부진한 실적으로 대조를 보였다.

웹젠은 3분기 6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3분기까지 누적손실이 243억원으로 올 연간 손실 규모가 3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매년 신작 게임에 수백억원의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2003년 1750억원에 달하던 회사 유보 현금도 11월 현재 873억원으로 반토막난 상태다.

게다가 차기작으로 주목받아온 '썬''일기당천' 등의 성공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점이 더 심각하다.

황승택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외에서 '뮤'를 즐기는 게이머들이 줄어들고 있고 '썬' 시범 서비스도 기대에 못 미쳐 실적 견인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중국시장 공략도 현지의 치열한 경쟁을 감안하면 비용만 늘리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웹젠의 회생은 기대를 모으는 '헉슬리' 게임에 달렸으나 이마저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어 당분간 턴어라운드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